"코나EV 화재, 급속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결함 가장 유력"

  • 오주석
  • |
  • 입력 2020-10-15 17:13  |  수정 2020-10-16 08:31  |  발행일 2020-10-16
잇단 전기차 화재 원인과 해결방안...한세경 경북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본 세부 요인

지난 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충전을 하던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이 끝난 후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리튬 이온이 양극-음극 사이 분리막 통과하다가

고드름 일종인 '덴드라이트' 생겨 내부단락 발생

덴드라이트, 배터리 충전 중 생기는 암같은 존재

배터리관리시스템 활성화 조기대처법 연구해야

 

코나 EV 화재는 2018년 현대 울산 제1공장 생산라인 화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3건이나 발생했다.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코나 EV의 화재 원인을 고전압 배터리의 셀 제조 불량에 따른 합선으로 판단하고, 16일부터 리콜 조치를 하도록 현대차에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코나 EV 7만7천 대가 대상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또한 배터리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며, 배터리 불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정확한 화재 원인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지역 대학 학과와 지역 기업을 찾아 전기차 화재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알아봤다.
 

clip20201015154254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도중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현대자동차의 코나EV.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한세경 경북대 교수 "덴드라이트가 원인인 듯"
지난 13일 경북대 공과대학에서 만난 이 대학 전기공학과 한세경 교수는 이번 코나 EV 화재에 대해 "급속충전 시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한 분리막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고드름(덴드라이트·Dendrites)이 생겨 내부단락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 교수의 주장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배터리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양극 및 음극판 사이에 위치한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내부 합선과 동일하다. 전기차와 같은 리튬배터리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의 화재 원인 또한 전극 분리막에 구멍을 뚫는 '덴드라이트'가 문제라고 미국 MIT 연구진이 지난 2016년 발표한 바 있다. 


학계에선 코나 EV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결함,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결함, 전선 및 커넥터 결함, 급속 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결함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해 연구중이다. 


한 교수는 이중 급속 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결함이 가장 유력하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화재가 충전 중 또는 충전 이후에 발생했고 어느 정도 운행한 차량인 점을 미뤄볼 때, 급속충전 과정에서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무리가 발생하여 덴드라이트가 생성됐고 이로 인해 분리막 손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나 EV 화재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 발생한 1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충전을 위해 주차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나 EV 차량의 동일 화재 사고가 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접수된 차량은 모두 주차상태였고 발화지점은 차량 후면 하부에 위치한 고(高)전원 배터리였다.

 

2020101501000463100018154
한세경 경북대 전기공학과 교수.오주석기자farbrother@yeongnam.com

한 교수는 덴드라이트는 배터리가 충전 중 생성될 수 있는 일종의 암(癌)과 같은 존재라며 발생을 최소화는 방향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해질이 액체인 리튬 배터리의 특성상 덴드라이트의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더욱 활성화 해 덴드라이트를 조기에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연구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