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위기의 대학신문...학생들 외면 속 인력·재정난 겹쳐

  • 정재훈
  • |
  • 입력 2020-11-01 15:24  |  수정 2020-11-01 15:36  |  발행일 2020-11-10 제21면
대구경북 대학 학보사 자구책 마련 나서
KakaoTalk_20201015_195243227
1990년대까지 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학보가 학생들의 무관심과 인력난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clip20201021160110
조현희 대학생기자(20·영남대 경제금융학부 2년)

대학가에서 199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학보'(學報)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학내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커지고,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들이 '종이신문'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영남대 학보인 '영대신문'이 학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47.8%(225명)가 '알지만 읽은 적이 없다', 25.9%(122명)가 '거의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10명 7명꼴로 학보를 읽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대구·경북 대학들의 학보가 발행 부수 감소와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력난이다. '경북대신문'의 경우 올해 초 수습기자를 제외한 경력직 기자가 1명만 남기도 했다. 김동호 경북대신문 편집국장은 "당시 편집국장 1명이 수습기자들을 모두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갈수록 학보사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애초 학생 기자를 지원하지 않아 신문사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의 재정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학보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 발행 부수와 컬러면이 급감하고, 수습기자 선발 인원수도 줄어들고 있다. 실제 영대신문은 올해 신문 발행 부수를 2015년과 비교해 절반 정도 줄였다.
 

학보가 위기에 처하면서 각 대학 학보사마다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뉴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대 학보인 '대구대신문'은 올해부터 지면 뉴스를 모두 온라인화했다. 또 SNS나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 기사를 게재하기도 한다.
 

영대신문은 '편집부'를 신설해 기자들이 신문 지면의 레이아웃을 직접 구성해 눈에 띄는 신문을 제작하고 있다. 경북대신문은 '십자말풀이', '오늘의 키워드'라는 코너를 만들어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여론면에 독자들이 글을 기고할 수 있는 고정란을 신설해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다.
 

김동호 경북대신문 편집국장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학보에 많이 실려있다.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가져 학보가 위기에서 벗어나 대학의 고유문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글·사진=조현희 대학생기자(20·영남대 경제금융학부 2년)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자 이미지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