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새 전문 촬영 여든세살의 김영길 사진가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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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2   |  발행일 2021-04-14 제12면   |  수정 2021-05-11 10:28
"금호강, 우포늪 등 새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김영길새사진가
대구 동구 괴전동 가남지에서 만남 조류 전문 김영길 사진가

대구 동구 괴전동에 있는 가남지에서 조류를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김영길(83, 동구 신서동) 사진가를 만났다.


김영길 사진가는 1957년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을 시작했다. 이모부가 운영하는 사진관에 드나들면서 사진에 흥미를 느끼다가 이종사촌 형이 선물로 라이카 카메라를 준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사진에 푹 빠져 있다.


김영길 사진가는 젊은 시절에는 제주도에서 인테리어 일을 하다가 뭍으로 나온 후 주유소 운영도 하는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촬영 다닐 수 있는 것은 사시사철 새 사진을 찍으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과 더불어 산 덕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직접 차를 운전해 금호강, 우포늪 등 새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촬영 간다. 봄부터 겨울 까지 물까치·물까마귀·팔색조·삼광조·호반새·파랑새·호랑지빠귀·고니·쇠부엉이·흰꼬리수리 등을 찾아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망원렌즈 등 무거운 촬영 장비를 들고.


그는 팔십 평생 병원 한번 안 갔는데 작년에 척추 협착증으로 수술한 게 처음이라며 부모님께서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평생 새 사진을 찍어온 그는 새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새의 성향, 새를 다루는 방법 등 사전 지식을 쌓은 뒤에 새의 움직임을 촬영한다고 하였다.


새들의 포란(짝짓기), 육추(어미가 새끼를 키우는 과정), 이소(날아가는 과정)까지 꿰뚫고 있는 그는 새 이야기가 나오자 새 관련 지식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알면 알수록 촬영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 그는 2년 전 어치 새끼가 뱀에 물려 날개가 부러지면서 피를 흘리는 것을 목격하고 뱀을 잡고 둥지를 다시 만들어 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가남지에 애정이 많다. 고니가 가남지에 오기 시작한 것이 29년 전이라고 기억을 되살렸다. 매년 11월 5~7일 사이에 선발대 6~7마리가 먼저 날아오고, 3월 5~7일에 어김없이 떠난다고 한다. 2월 말 남쪽 우포늪의 철새들과 합류해서 떠나는데 아픈 철새 등은 이곳에서 생을 마친다고 했을 때 마음이 짠했다. 새를 좋아해 집에도 여러 종류의 새를 기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손재주가 좋아 망원카메라 앞에 부착하는 후드부터 각 카메라에 필요한 것은 손수 만들어 쓰기고도 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요즘은 보기 힘든 흑백 작업도 집에 암실을 만들어 직접 하고 있다.


김영길 사진가는 새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 몫이라고 강조하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새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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