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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치료하는 폐암…"초기 폐암, 수술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 치료 고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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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1   |  발행일 2021-05-11 제16면   |  수정 2021-05-11 08:04
동반질환 등에 따라 수술 어려운 경우
체부정위적방사선 치료로 생존율 높여
국소진행성은 방사선·항암 동시 진행
전문의 상담후 최적의 치료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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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기술 등의 발달로 '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 3대 사망원인 질환은 암, 심뇌혈관, 호흡기 질환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49.5%를 차지한다. 이중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줄곧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탓에 '암'이라고 하면 불치의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와 환자 관리법의 발전 등으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사망원인 1위 질환이지만, 그래도 국내 암 환자의 생존율이 70%를 웃돌고 있는 덕분이다. 이제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만성질환이 되어가고 있지만, 적합한 시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언제든 '사망원인 1위'의 공포가 덮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폐암, 암사망률 1위

암은 인체 내의 세포가 각종 원인에 의해 무제한 증식, 장기를 파괴하게 된다. 또 전이성도 높아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24만명 이상이 암으로 진단을 받고 있다. 또 전체 인구 사망원인의 25%가량을 차지한다. 이중 폐암은 말그대로 폐에 악성종양, 즉 암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 이런 폐암 환자의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폐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만3천765명에서 2019년 10만371명으로 4년 동안 36% 증가했다. 일부 의학저널은 2040년이 되면 폐암이 유방암·흑색종과 함께 가장 흔한 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폐암은 2000년 이후 줄곧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흔히 암의 3대 치료라고 말하는 수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혹은 병행해서 이용한다.

방사선치료는 이 중에서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으로 종양을 없애 버리는 치료 방법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진단용 엑스선과 비교해 보면 종류는 같지만, 1천배 이상의 강한 에너지인 치료용 엑스선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감마선, 양성자, 중입자 등 다양한 종류의 방사선이 치료에 이용된다.

1930년대 후반 인체에 치료 목적으로 처음 적용된 이후 끊임없는 발전을 이어 오고 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란 한 방향의 빔 안에서도 다양한 세기 변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선량분포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주변의 다양한 정상 조직들을 피해가면서 여러가지 모양의 타깃을 치료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미 임상적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그 치료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식이다. 호흡동조치료는 환자의 호흡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종양 및 정상 조직들의 위치와 모양을 미리 파악해 정확한 방사선치료를 도울 수 있는 방식이다. 체부정위적방사선치료와 방사선수술은 기존의 방사선치료 방식에서 벗어나 더욱 고용량의 방사선량을 한군데에 집중해 종양을 제거하는 방사선치료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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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정도 따라 치료방법 정해

폐암으로 진단될 경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방침이 정해진다. 일반적으로 초기 폐암의 경우에는 수술을, 종격동 임파선 전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폐암은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뇌나 뼈 등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 전이성 폐암의 경우는 전신약물치료와 증상에 따른 고식적 치료를 시행한다.

초기 폐암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표준 치료지만, 환자의 나이, 전신상태, 동반질환 등의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다른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기대수명은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런 경우 과거에는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방사선치료, 특히 체부정위적방사선치료(SBRT)를 이용한 치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000년대 이후 수술이 불가능한 초기폐암에서의 체부정위적방사선치료의 효과가 꾸준히 발표됐고, 표준 치료법인 수술과 비교해서도 대등한 국소제어율과 생존율을 보여왔다고 의료계는 전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의 폐암 진료 가이드라인 상에도 임상적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근치적 방사선치료, 특히 체부정위적방사선치료를 치료방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폐암이 종격동 임파선까지 진행된 국소진행성 폐암의 경우에는 수술보다는 방사선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진행하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과거에는 국소진행성 폐암도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드물어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널리 시행된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로 꾸준한 생존율의 향상을 보여왔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최근에 발표된 임상연구들에서는 새로운 면역약물의 추가와 꾸준한 방사선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2000년대 초반의 생존율보다 3배 이상 증가된 성공적인 치료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국소진행성 폐암은 초기 폐암의 경우에 비해 방사선치료 범위가 넓고 복잡해 방사선식도염, 방사선폐렴 등 치료의 부작용 확률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세기방사선치료(IMRT), 호흡동조치료(IGRT) 등의 발전된 방사선치료법을 이용해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폐암이 폐나 흉곽을 벗어난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있는 경우의 치료는 전신약물치료를 주로 하게 된다. 전신약물치료가 전반적인 질병의 제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전이된 위치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증상 완화를 위한 고식적 방사선치료로 증상의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박승규 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암 치료에 정답은 없는 만큼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한 팀이 되어 다각적인 관점에서 상태를 분석하고, 환자는 본인의 현 상태와 계획에 대해서 의료진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고 상의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 도움말=박승규 계명대 동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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