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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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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세븐 |
걸그룹 '여자친구'가 지난 22일 공식 해체됐다. 올해 초 보이그룹 '갓세븐'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결별했다는 소식까지 접한 터라 팬들의 아쉬움은 크다. 2015년 데뷔한 여자친구는 이른바 국내 4대 메이저 기획사가 아닌 흙수저 걸그룹으로 바닥부터 다지며 정상의 자리에 오른 케이스다. 때문에 그간 이뤄낸 성과들을 생각하면 "서로 조금씩 양보해 함께 가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의견도 적잖다. 그럼에도 이들 역시 '7년차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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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
◆왜 7년차 징크스일까
아이돌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한 표준계약서에 따라 소속사와 7년간 전속계약을 체결한다. 계약이 만료되는 7년차에 다수의 아이돌이 해체 혹은 탈퇴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돼 이를 '7년차 징크스'라 부르고 있다. 여자친구 역시 '7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소속사 쏘스뮤직과의 전속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했던 아이돌그룹의 해체와 멤버탈퇴가 종종 이 시기에 충격과 아쉬움으로 전해진다. 왜 해체되고 갈라서는 것일까.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은 연습생 선발부터 론칭까지 수십억 원이 투입된다. 통상적으로 데뷔 후 손익분기점을 넘는 시점은 짧아도 2∼3년 정도 걸린다. 결국 7년의 절반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나머지 기간 그동안의 손해를 복구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그러니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최대 기간인 7년 계약을 고수한다. 7년차 중견그룹 정도가 되면 기획사에 벌어다 준 수익과 해당 아이돌의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해 아무리 비인기 멤버라도 기획사 내에서는 입지가 상당하다. 때문에 가능한 회사에서도 최대한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A그룹의 경우 무리한 계약금 요구로 소속사와 결별해야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각 회사는 매출표를 갖고 있다. 성공한 그룹이라 할지라도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그들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서는 계약금을 요구하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재계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속계약 7년 끝나는 시점에
그룹 해체·소속사 결별 많아
멤버 인기 차이·불화 등 원인
무리한 계약금 요구도 걸림돌
유튜브 억대뷰 자랑 '트와이스'
내년 재계약 앞두고 행보 주목
멤버 간 불화나 인기도의 차이 역시 걸림돌이다. 멤버 간 연습생 경력 차이가 있다 보니 멤버 간에도 친한 멤버, 친하지 않은 멤버가 있다. 새로운 아이돌 그룹은 팀 전체를 계약하지 않고 서로 코드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멤버 개개인을 따로따로 계약한 다음 팀이 완성될 무렵 헤쳐모이게 된다. 때문에 새 그룹에 소속되기 이전부터 인지도가 있는 멤버의 경우 다른 방식으로 먼저 정식 연예인 계약을 하기도 하고, 팀 론칭과 동시에 7년만 활동하더라도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경우가 있다. 반면 인지도가 없는 멤버들은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재계약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 점에서 7년 계약 만료 시점은 비인기 멤버들의 만료 기간인 경우가 많고 이때쯤 되면 멤버들의 개인 활동과 새로운 진로 모색, 멤버 간 갈등, 아이돌 그룹 세대교체기와 맞물려 일부 멤버들의 재계약 실패 사태가 나타난다.
특히 걸그룹의 경우 보이그룹에 비해 제약이 많은 편이다. 여자 아이돌은 대부분 10대 중후반에 데뷔해서 7년 계약이 끝나면 20대 중반이 된다. 하지만 대중들은 대부분 어리고 예쁜 신인 걸그룹들을 선호한다.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걸그룹들이 계속 치고 올라와 세대교체를 하기 때문에 유독 걸그룹의 7년차 징크스가 부각되곤 한다. 그렇다면 원 소속사를 떠나 그룹이 원형을 유지하며 활동할 수는 없을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각 그룹명에는 상표권이 있고, 이 권리는 그룹을 론칭시킨 각 소속사가 갖고 있다. 때문에 소속사의 허락을 얻지 못하면 함부로 그룹명을 사용할 수 없다. 그룹 비스트가 소속사와 계약 만료 후 하이라이트라는 새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다. 핑클·GOD·동방신기·씨스타·miss A·2NE1 등이 7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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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
◆6년차 트와이스 행보 주목
걸그룹 트와이스는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뮤직비디오가 지난 15일 유튜브 조회수 1억건을 넘기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억대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한 걸그룹으로 기록됐다. 트와이스 통산 17번째 억대뷰 뮤직비디오로 전 세계 걸그룹 가운데 최다인 16편의 '억대 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한 리틀 믹스(Little Mix)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특유의 상큼함과 소녀로서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는 트와이스는 어느덧 '중견'의 위치에 서 있는 6년차 그룹이 됐다. 걸그룹 시장의 위기이자 기회였던 2015년에 데뷔했다. 특히 부침이 심한 걸그룹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여타 걸그룹들이 섹시한 안무와 의상을 콘셉트로 내세운 것과 달리 트와이스는 데뷔 초기의 이미지인 발랄함과 건강함에 좀 더 방점을 찍었다. 이 점이 대중에게 어필했다.
트와이스는 다음달 11일 새 미니앨범 '테이스트 오브 러브'(Taste of Love)를 들고 팬들을 찾는다. 트와이스의 컴백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올해가 7년차 징크스를 앞둔 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9명 멤버들 간 별다른 불협화음이 들리지 않는 트와이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건강상 이유로 잠시 활동을 멈췄던 정연까지 합류해 '완전체'로 팬들과 만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가요계 관계자는 "트와이스는 이미 JYP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며 "JYP에게 '1조 클럽'의 영광을 안긴 트와이스가 내년 재계약을 앞두고 올해 활동과 그 결과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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