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이름만 갖다붙인 ○○길 명암] 지역 정체성 먹칠 우려 문화적 재해석 노력 필요

  • 박준상,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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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1 15:16  |  수정 2021-07-13 13:49  |  발행일 2021-07-12 제1면

대구에서 유명인의 이름을 내건 거리와 공원이 있다. 북구의 이태원길, 중구의 김광석다시그리길, 달성군의 송해공원이 잘 알려져 있다. 동구에선 이중섭 화백의 그림을 앞세워 '이중섭 사업'을 구상해 주목받고 있다.


지자체가 유명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지역 홍보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명인 거리나 숲은 전국 곳곳에 조성돼 있다. 강원도 양구에는 연예인의 이름을 딴 소지섭길이 있고, 경기도 동탄에는 축구 선수 박지성의 이름을 사용한 지성길이 있다.


대구에선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성공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대구의 대표관광명소가 됐다. 도심 관광지인 김광석다시그리길은 코로나 발발로 위기를 맞고 있다.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콘텐츠 보강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북구 이태원길의 정체는 좀 애매하다. 소설가 이태원씨의 이름을 따 문화거리를 조성했는데,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대구시민들에게조차 다소 익숙치 않은 거리가 관광객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


동구는 '동촌유원지'를 화폭에 담은 이중섭과의 인연을 활용한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중섭 화백은  '동촌유원지'라는 작품을 그렸다. 동구는 동촌유원지 일대 관광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중섭 화백의 스토리텔링을 고려한 바 있다. 다만, 이중섭 화백과 동구의 인연이 약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제주 서귀포에 이미 '이중섭거리'가 조성돼 있기도 하다.


대구경북연구원 오동욱 박사는 "유명인 마케팅은 관광 활성화 뿐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도 연결된다"라며 "지자체는 지역과 유명인이 연관된 팩트를 정확히 짚어야 하고, 문화적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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