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독도문예대전] 일반부 시 부문 대상作 '40240'

  • 최미애
  • |
  • 입력 2021-07-20 07:16  |  수정 2022-05-29 09:48  |  발행일 2021-07-20 제1면

40240
-서예원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그린
신중국지도첩 속 조선왕국전도,
그 지도에 조선이 있다

우(于)를 천(千)으로 보아
우산도가 아닌 천산도로 이름 붙은 섬,
그 섬이 지도에 있다

위조냐고 묻지 마라.
18세기 서양인이 그린 지도이다
프랑스인 지리학자의 작품이다

다케시마(竹島)라 하지 마라
우(于)를 천(千)으로 혼동했을 뿐,
당빌은 그 섬을 우산도로 적었나니

조선왕국전도 섬, 독도가 아니라 한다
서양이 본 조선을 왜곡하려 하나
서양이 안 세상을 부정하려 하나

고지도 발견에 안도가 밀려온다
네 것은 내 것이라 외치는 짖음에도
내 것은 내 것으로 증명 되었으므로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전혀 다른 것'
이라 하였느냐
넓고 넓은 동해에는 섬이 두 개 뿐

독도를 울릉도로 오명(誤)하였느냐
독도는 우산도로, 울릉도는 무릉도로
세종대왕님 때부터 그리 불러왔나니

독도가
독도인 이유를 아는가
외딴 곳에 떨어져 있어서 독도가 아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너른 바다 기운이 실려와
독도가 유(柔)해졌고

북아메리카로 이어진 수평선이
무한대의 가능성을 품게 해
독도는 강(强)해졌다

외유내강으로 제 있는 자리 지키는 섬,
혼자서도 동해를 호령할 자격이 있어
독도(獨島)라 부르나니

견물생심을 멈추어라
대나무섬은 이곳에 없다
다케시마를 모르니 알려줄 길도 없다

수심 깊은 동해에는 바위섬이 있을 뿐
풍랑 이는 동해에는 바위섬이 어울릴 뿐
수면 위에 얼굴만 내민 그 섬, 독도가 있을 뿐

그 섬은 강인함과 인자함을 가졌다
가진 힘을 휘두르지 않고
바다 속 生에게 힘이 되어주며 살아왔다

물속에 숨긴 몸집까지 자그마치 2천68m
우편번호는 40240
한반도 최동단에 자리한 섬의 품격이다

우리는 이 바위섬을
다케시마(竹島)가 아닌
독도(獨島)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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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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