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원장의 속편한 이야기] 위암을 일으키는 세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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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4   |  발행일 2021-09-14 제16면   |  수정 2021-09-14 07:41
자연치유 어렵고 세계인구 절반이 감염
증상 없는 경우 많아 두려워 않아도 돼
만성위염·위암가족력 있을땐 치료권고

정연수
정연수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암이나 위림프종을 일으키는 발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이 세균을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암뿐만 아니라 만성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과 같은 소화성 질환, 원인 불명의 소화불량증, 빈혈, 혈소판 감소증과도 연관이 있다.

이 균이 어떠한 경로로 감염이 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입에서 입으로의 전염이 주된 경로라고 생각된다. 아이에게 음식을 씹어서 주거나, 국이나 찌개에 숟가락을 같이 담가서 먹고, 술잔을 돌리면서 감염이 전파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위장관에 자리를 잡으면서 메스꺼움, 소화불량, 복통 등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일으키지만, 완전히 자리를 잡고 나면 위의 증상은 사라진다. 감염되면 자연 치유되기 어렵고 보통 평생 감염이 지속되며, 이 후 위염, 위궤양, 십이이장궤양, 위암 등의 다양한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되어 있으며 선진국보다는 후진국에서 감염률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67%에서 2017년 44%로 감소세를 보이지만 여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는 예방접종도 아직 개발되지 않아 전염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헬리코박터균을 진단하는 방법은 피검사, 대변검사, 조직검사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위내시경을 할 때 조직검사로 확인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균이 보이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균이 보인다 하더라도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의 기준은 나라마다 다른데,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낮은 유럽이나 위암의 빈도가 높은 일본에서는 감염이 확인된다면 반드시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소화성궤양 환자, 점막연관림프조직형 위림프종 환자, 조기위암 환자가 위암치료를 받은 후에는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 외 만성 위염, 소화불량증,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에도 치료를 추천하고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헬리코박터균의 치료는 위염과 위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사회적으로도 균의 전파를 막게 되는 효과가 있어 균이 있다면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죽이고 나서 역류성 식도염이 나빠지거나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치료제의 부작용도 생각해 전문의와 상의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시중에 파는 유산균이나 식품들은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염증을 약간 줄여 줄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세균을 없앨 수는 없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제는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고농도의 위산억제제가 포함돼 있어 설사, 오심, 복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항생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는 치료(제균치료)는 1~2주간 약을 복용하면 되지만, 항생제 내성이 점차 증가되고 있어 매년 제균치료의 성공률은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환자가 치료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약을 먹고 나서 한 달 후 균이 확실히 죽었는지 검사를 해야 한다. 이 확인 검사는 대부분 요소호기검사로 시행하며, 비닐 팩에 숨을 불고, 약 한 알 먹고 나서, 한 번 더 부는 것으로 끝나는 간단한 검사이다. 균이 사라졌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면 향후 균이 관찰될 때 재발이 되었는지, 재감염이 되었는지 등을 알 수 없어 치료에 애로사항이 있으므로,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여러 위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건강검진으로 2년마다 시행하는 위내시경으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필요한 경우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한다면 큰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편한속연합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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