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전면 제한하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버스 등 물류회사가 비상이 걸렸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요소 공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호주와의 무역전쟁을 빌미로 지난달 15일부터 요소 수출을 전면 제한하면서 경유차 운행에 필수품인 '요소수'의 품귀현상이 지속돼 대구경북 관련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업계에서 올 연말쯤 국내 요소수가 모두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어 중국의 수출 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소는 경유 차량의 배출 가스를 줄여주는 액체인 요소수의 핵심 원료로 중국산 수입 물량이 국내 소비량의 97%에 달한다.요소수는 경유차에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깨끗한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첨가제로, 2014년 EU(유럽연합)가 시행한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유로6'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이 무렵 제작된 경유차들은 필수적으로 탑재된 상태다. 요소수를 제 때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배출출력이 낮아져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하다. 통상 화물차 한 대가 600~700㎞ 달리 때 10ℓ의 요소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서는 중국산 요소 수급 어려움으로 인해 국내 화물차 170만여 대가 자칫 운행을 못 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물류 현장에 있는 화물차 기사는 물론, 전세버스 업체 등에서는 경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당장 차량 운행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이고 있다.
전세버스 회사를 운영하는 김병렬 오성고속관광 대표는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40여 대의 전세버스 중 절반 이상의 차량에 요소수가 필요한데 남은 재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소수를 구할 방도가 없어 급한 마음에 중고거래 사이트에 들어가니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했다"며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라도 요소수를 사야 할 처지"라고 한숨을 내 쉬었다. 실제 경유 사용 비중이 높은 시외·관광버스 기사들은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인한 차량 운행이 중단돼 당장 생업에 닥칠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 간 실무회의를 열어 요소수 수급 현황 파악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는 중국 세관 당국에 원활한 요소수 수급을 위한 협조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고, 국토교통부는 물류 대란에 대비해 철도운송을 확대하고 군 위탁 차량 100여 대 운용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