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방비 지하주차장 침수…새 안전매뉴얼 속히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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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9   |  발행일 2022-09-09 제23면   |  수정 2022-09-09 06:42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 W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사고로 주민 2명이 14시간 만에 구조됐고, 7명이 숨졌다. 중학생 아들이 차에 갇힌 50대 어머니를 탈출시켰고 자신은 숨진 채 발견됐다. 생존자들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8분 만에 물이 지하주차장을 채우자 천장에 있는 배관을 붙잡고 30㎝ 높이의 에어포켓으로 호흡하며 버텼다. 사망자 대부분이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발견됐다. 마지막까지 사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W아파트 부근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차수판을 설치한 탓에 지하주차장이 잠기는 사고는 피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지하주차장·지하상가에 차수판 등의 시설을 설치하는 지하 공간의 침수방지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건물면적이나 높이에 따른 명확한 기준조차 없는 그야말로 가이드라인일 뿐이다. W아파트의 경우 지난 95년 입주 이후 처음 겪는 재난이었다. 최근 기후 위기로 상상을 초월하는 폭우가 잦다. 앞으로 어디든 침수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침수 취약지역을 찾아내는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주거 형태로는 아파트가 60%를 넘는다. 대부분 지하주차장을 보유한다. 정부는 차수판 설치를 비롯한 지하 주차장 안전시설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도 여기에 장기수선충당금을 보태야 할 것이다. 지하주차장마다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다. 침수 시 감전의 위험이 매우 높다. 지하주차장 침수관련 매뉴얼도 만들어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또다시 가을 태풍이 올 조짐이 있다. 오는 14~15일쯤 제주를 거쳐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있다.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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