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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구 남구 다함께돌봄센터 김강민(9)군이 그린 그림. 코로나가 끝난 후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이현덕기자 |
2020년 2월18일. 대구시민에게 쉽게 잊히지 않는 날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이름도 낯선 이 바이러스는 시민들이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한 도시를 강타했다. 첫 번째 확진자 발생 후 만 5일 만에 지역 확진자 수는 세 자릿수로 폭발했다. 11일 만인 2월29일에는 하루 최대 확진자 741명을 기록했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공포였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로나19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대구에서만 하루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2020년 봄 이후 대구 아이들의 생활도 크게 변했다. 당연한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고, 익숙한 것들이 더 이상 익숙하지 않게 됐다. 돌이 지나지 않은 갓난아이들까지도 마스크를 써야 했다. 마스크에 갇혀 지내야 했던 지난 시간은 어쩌면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더 힘들고 가혹했을지 모른다.
코로나19라는 불청객과 함께 한 2년의 시간,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팬데믹'은 어떤 모습일까. 영남일보 취재진이 대구의 아이들에게 물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박소율(7)양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 엄마가 당분간 유치원을 갈 수 없다고 해서 집에만 있었다. 그러다가 며칠 만에 유치원을 가려는데 엄마가 앞으로는 바깥에 나갈 때는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했다. 마스크는 답답해 쓰기 싫다고 했더니 '코로나'라는 무서운 병이 생겼다고 말씀해 주셔서 그때 코로나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김다혜(11)양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코로나가 없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마스크를 쓰게 되니까 다른 친구들 얼굴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아이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마스크를 벗고 가족·친구들과 함께 바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박영준 대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아동들의 '놀 권리'는 오래전부터 사회복지계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아동기에 얼마나 행복한 삶을 누렸느냐가 결국은 사회의 행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아동들의 본질적 권리인 발달권과 놀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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