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올림픽과 스포츠맨십

  • 류성걸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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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4   |  발행일 2022-03-14 제25면   |  수정 2022-03-1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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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제13회 동계패럴림픽이 폐막했다. 패럴림픽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가 주최하며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신체장애인들의 국제경기대회로 올림픽 폐막 후 1개월 정도 기간 내에 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에서 개최한다. 동계올림픽은 얼마 전 베이징에서 제24회 대회를 치렀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 이후 14년 만에 동계올림픽도 개최하여 올림픽 사상 최초로 하계 및 동계올림픽을 동시에 개최한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다. 경기 전부터 많은 국가의 불참 선언과 대회 초반에 있었던 심각한 심판의 편파적 판정, 주최국의 무리한 진행,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 등으로 지구촌 축제가 되지 못하였다.

스포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스포츠맨십은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승리 그 자체만을 얻기 위해 불의한 일을 행하지 않으며 항상 상대방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물론 승패를 떠나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동정심, 술책을 부리지 않는 인간미, 페어플레이, 결과를 인정하는 태도와 감정의 억제 등을 내포한다.

올림픽에서 스포츠맨십을 기리는 가장 훌륭한 상이 '쿠베르탱 메달'이다. 쿠베르탱 메달은 경쟁의 결과물이 아닌 올림픽 정신, 스포츠맨십을 상징하는 메달이다. 쿠베르탱 메달은 1964년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겨우 19명에게만 주어졌을 만큼 어떤 메달보다 더 권위 있고 기준이 까다롭다고 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기자·운영위원 등 올림픽 정신을 드높인 인사에게 수여하는 올림픽 최고의 메달이다. 최근의 수상자는 리우 하계올림픽(2016)에서의 두 육상선수였다. 여자 육상 5천m 경기에서 뉴질랜드의 니키 햄블린 선수가 넘어졌다. 뒤따르던 미국의 애비 디아고스티노드 선수도 같이 넘어졌지만 부상당한 햄블린 선수를 끝까지 부축하고 나중에는 지쳐 서로 도와가면서 끝까지 완주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두 선수에게 메달이 수여되었다.

어떤 경기종목이든 스포츠를 통해 얻은 감동은 오랫동안 사람들 머릿속에 남는다. 특히 스포츠맨십을 통하여 느낀 감동과 불굴의 의지로 한계를 극복하고 역경을 이겨내는 장면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장면들은 금메달이라는 1등의 가치보다 더욱 귀하다. 여기에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있고 신사도의 기상이 있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자세가 있으며 인류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쟁자에 대해 뒤틀린 경쟁의식과 아전인수식의 확증 편향적 사고체계가 작동할 여지는 없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뤼시앵 페브르는 그의 저서 '16세기의 무신앙 문제'에서 "각각의 시대는 심성적으로 자기 시대의 우주를 만든다"라고 했다. 여기서 심성(心性)은 '망탈리테(mentalites)'를 번역한 말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의식적 및 무의식적 집단적 사고방식'을 말한다. 우리 시대의 망탈리테는 과연 무엇일까.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경쟁의 장에서 깃들이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스포츠맨십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 시대의 망탈리테로 살아 숨 쉬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류성걸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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