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 논의가 불편한 이유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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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2 14:25   |  수정 2022-05-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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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

지난 4월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국무총리까지 참석한 가운데 대구와 구미시간에 해평 취수원을 공동이용한다는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서' 업무협약 체결식이 거행됐다. 그래서 대구지역의 많은 언론들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타결됐다고 반기는 기사를 싣고 있다.

불편하다. 대구의 취수원 구미 이전은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지금 한참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낙동강 녹조 독소 문제는 해결해주지 않는다. 구미 해평도 녹조 문제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문제 또한 마찬가지로 해결 불가다. 이 문제는 낙동강을 재자연화 해야만 해결된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되돌려놓을 때만이 낙동강 녹조 문제는 해결된다.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면 취수원 이전이 가능할까? 대구 취수원 이전은 낙동강 보로 엄청나게 많아진 강물이 있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의 수량이 적어진다면 구미가 과연 대구에 물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대구 취수원 이전은 공짜가 아니다. 대구 구미간 55㎞의 도수로를 깔아야 한다. 문산·매곡취수장의 초고도설비 비용까지 합치면 그 비용이 7천199억 원이나 된다. 새로운 토건공사가 필요한 일이다. 국민 세금이 또 쓰여야 하는 일이다.

대구시민들에게도 마냥 반가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값이 인상된다. 광역상수도체계에 편입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에 물을 더 비싼 값을 주고 사와야 한다. 원수값이 톤당 53원에서 톤당 234원으로 인상된다. 그 인상분의 부담은 고스란히 대구시민들에게 전가되게 된다. 수돗물값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녹조 문제가 여전하고 수질이 더 획기적으로 좋지도 않은 물을 얻기 위해서 7천199억 원이나 되는 국민 세금이 또 쓰여야 하고, 대구시민은 더 비싼 물값을 내야 하는데도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대구시민들이 마냥 좋아할 일일까?

구미산단의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문제는 무방류시스템으로 풀어야 한다. 환경부가 이미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구미산단의 화학물질이 낙동강을 원천적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해야만 안전한 수돗물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 청산가리 100배 수준이라는 녹조 독소 문제 또한 해결할 때만이 대구시민이 정말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구시는 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해놓고 중류권 낙동강 관리에 손을 놓을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하류에 더 많은 오염부하를 안길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은 아닌 것이다. 우선 낙동강을 재자연화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 자연성과 자정작용이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어놓고, 구미산단의 화학물질을 무방류시스템으로 잡아낸다면 낙동강은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강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상류와 중류 하류의 영남인이 낙동강을 그야말로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길만이 영남인이 사는 길이요,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는 길이요, 낙동강의 뭇 생명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 길을 위해 매진할 일이다. 낙동강과 영남인 그리고 낙동강의 뭇 생명들이 진정으로 함께 살기 위해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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