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아이 수학력 기르는 방법 "필수 개념부터 다지고 문제풀이 과정에 집중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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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6   |  발행일 2022-06-06 제13면   |  수정 2022-06-06 07:09

이혜은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 수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함께 풀어보고 있다. 현장에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수학=답'이 아니라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하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학부모 입장에서 수학은 언제나 풀기 어려운 숙제다. 다행히 흥미를 가지고 수학에 집중하는 자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그 첫 걸음을 떼는 초등학교 학생 상당수는 수학 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생각하는 수학 부진의 원인, 그리고 수학 학습을 어려워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하는 조언을 들어보자.

기초원리가 연결·반복되는 교과
저학년때 수 감각 충분히 기르고
독서로 문해력도 탄탄히 잡아야
단순히 문제 해결법 외우기보다
풀이 근거되는 개념·상황 해석을


Q: 수학은 왜 배워야 하나요.

A: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도 수학 학습의 목적이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구해야 한다는 인식, 답이 아니면 오답인 입시 위주의 교육 문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수학=답'은 아닙니다. 수학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사유에 의해 구성된 추상적 과학이라고 합니다. 즉 수학은 생각하는 학문이라는 겁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들이 답인 숫자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구하기 위해 다양하게 생각해 보는 과정이 곧 수학이라는 것을 충분히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이라는 목적지에 가기 위해 꼭 '공식'이라는 한 가지의 길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보고 돌아가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이러한 수학 학습의 경험은 결국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세상을 이해하는 안목을 길러준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문제들이 뒤엉켜 있는 세상 속에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찾아내고, 이를 단순화해 자기만의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과정들의 기저는 바로 수학적 사고력이기 때문입니다.

Q: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수학 부진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이유는 수학 개념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수학 학습은 정확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적용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닌 탓에 고학년으로 갈수록 수학 부진의 원인이 됩니다. 근본원인은 계열성이 강한 교과라는 수학의 특성에 있습니다. 수학 학습의 내용은 이전 학년에서의 수학 학습을 바탕으로 점차 심화되어 가며 다음 학년의 수학 학습에서도 이러한 기초 개념들이 연결되어 반복됩니다. 그래서 곱셈과 나눗셈을 충분히 익히지 못하면 5학년에서 나오는 약수와 배수에서 어려움을 겪고 이후 학습하게 되는 약분과 통분, 분수의 연산, 중학교의 소인수분해에서 어려움이나 부진에 빠질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저학년에서의 필수 수학 개념의 이해와 충분한 수 감각 기르기가 선행되지 않으면 고학년에서의 수학 학습은 사상누각과도 같아지게 되죠.

두 번째 이유는 수학 용어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국어 학습 또는 한자교육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수학에서는 다양한 용어가 등장하는데 이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하나의 대명사처럼 암기하다 보면 아이들은 대략적인 의미와 느낌만으로 용어를 인식하게 됩니다. 수학에서는 수많은 용어가 등장하고 친숙한 말들도 아니기에 더 시간을 들여 정확한 의미 이해가 필요합니다.

Q: 수학 학습을 어려워하는 자녀의 부모님들에게 조언한다면.

A: 어려움의 원인을 '지금'에서 찾지 마세요. 수학은 계열성이 강한 교과입니다. 이런 교과의 특성 때문에 아이가 '지금'배우고 있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의외로 '지금'에 있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흔히 구구단을 충분히 숙달하지 못한 학생이 나눗셈 문제를 해결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아이의 부진 해결을 위해 단순히 접근하는 경우에는 '지금' 어려워하는 문제의 유형을 반복해 풀게 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방식도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결이 될 때까지의 시간이 아이에게는 힘듦이고 결국 수학 공부가 싫어지는 계기가 되기 쉽습니다. 또 이렇게 귀납적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외운' 학생들은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에 비해 응용능력이 낮아 문제 상황이 조금만 달라지거나 문장제처럼 문제 상황을 해석해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를 만나면 금새 막히고 맙니다.

그 다음은 정답보다는 풀이 과정에 중점을 두세요. 저학년의 수 감각부터 차근차근 필수 개념들의 이해를 단단히 다지고 온 학생들은 개념의 응용능력 또한 높아 수학 문제를 잘 해결할 뿐만 아니라 수학적 사고력 또한 높습니다. 충분히 시간을 주고 문제를 해결한 근거가 되는 개념들을 적고 풀이 과정에 표현해보도록 지도한다면 아이의 수학적 교과역량을 신장시킬 뿐만 아니라 이전의 학습에서 아이의 수학 학습이 부족했던 부분까지 찾아내어 보충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수학도 결국은 문해력입니다. 꼭 글이 아니더라도 주어진 상황들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수학 학습에서도 높은 수준과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꼭 독서로 아이의 문해력에 대한 기초체력을 길러주십시오. 고학년이 될수록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수학 학습을 할 때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답을 구하거나 문제에서 보이는 숫자들을 자기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연산으로 식을 세워 답을 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문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답으로 가는 첫 단계 식 세우기에서부터 거대한 벽을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 벽을 넘어서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합니다. 이때 '상상'이라는 히어로가 나타나죠. 상황을 마음대로 해석하거나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방식으로 답과는 멀어지는 엉뚱한 식을 세우게 합니다. 이럴 때는 대충 풀었다고 아이를 나무라지 마시고 포기하지 않았음을 우선 칭찬해 주세요. 그리고 함께 문제를 해석하고 식을 세우며 답을 찾는 올바른 과정을 경험하게 해주세요. 짧은 시간 안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결국 이런 기초체력을 기르는 일이 쌓이고 쌓여 아이를 더 오래 지치지 않고 뛰는 아이로 성장시켜주리라 생각합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이혜은 대구동곡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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