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회, 김혜자-이병헌 모자의 마지막 여행 '뭉클'

  •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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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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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우리들의 블루스' 이병헌이 김혜자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깨달으며 오열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마지막회 '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하라.'편은 묵직한 울림으로 안방극장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12일 종영된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5.7%, 최고 18.6%,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4.6%, 최고 17.3%로,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한 것과 함께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타깃인 남녀 2049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6.3%, 최고 7.6%, 전국 기준 평균 6.6%, 최고 7.7%로, 역시 자체 최고치이자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기록이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강옥동(김혜자 분)과 이동석(이병헌 분)은 강옥동의 고향이었던 저수지에 갔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부축하지 않고 혼자 앞서 올라갔지만 강옥동이 올라오는 걸 먼발치서 바라봤다.

이동석은 강옥동이 6,7살에 부모님을 모두 잃었고, 오빠는 19살에 잃었다고. 더욱이 한명있던 언니는 3년전 죽었지만 조카들이 연락하지 않아 장례식도 다녀오지 못했다는 기구한 인생사에 대해 처음으로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강옥동이 절뚝거리자 이동석은 걱정했다. 강옥동이 "좀 있으면 나을 거다"라고 하자 이동석은 "뭘 좀 있으면 낫냐"며 버럭하고는 주변에서 지팡이로 쓸 만한 나무를 가져왔다. 하지만 곧 비가 올 낌새까지 보이자 이동석은 결국 강옥동을 업었다. 이동석은 너무 가벼운 강옥동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그동안 쌓였던 원망과 상처를 드러냈다. 이동석은 "남자가 그렇게 좋았냐. 자식이 있어도 남자 없어도 못 살겠었냐"며 "먹고살게 걱정이면 학교 관두고 막노동을 해서라도 먹여 살리겠다고 열몇 살짜리 어린애가 애원했지 않냐. 같이 서울 가자고"라고 말했다.

이어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나한테 미안한 게 없냐"면서 "암 걸려 가면 그뿐이다 그거냐"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강옥동은 "미친 사람이 어떻게 미안한 줄 알겠냐"며 "그저 자식이 세 끼 밥만 먹으면 되는 줄 알고, 학교만 가면 되는 줄 알고. 자식이 처맞는 걸 보고도 멀뚱멀뚱. 너 나 죽으면 장례도 치르지 마라. 울지도 마라. 그냥 바다에 던져라"라고 과거를 자책했다.

강옥동은 결국 쓰러져 병원에 갔다. 이동석은 의사로부터 아들이 맞느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도에 가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강옥동은 입원을 거부했다.

두 사람은 목포에 더 머물며 여행했다. 이동석은 글을 모르는 강옥동을 위해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강옥동의 남편 이름, 딸이름인 이동이, 이동석, 강옥동, 제주, 바다, 푸릉 등을 적어줬고, 강옥동은 이름 하나하나를 눈에 담을 듯이 세세히 살폈다.

그리고 제주로 돌아간 이동석은 제주에 살면서도 한라산에 한번도 못가봤다는 강옥동이 안타까워서 한라산 중턱까지 차를 몰고 갔다.

잠에서 깬 강옥동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다. 강옥동은 백록담은 여기보다 더 좋냐고 했고, 이동석은 백록담이 얼마나 장관인지를 설명했다.

강옥동은 이동석에게 데려가 달라고 했다. 이동석은 안 된다고 했지만 강옥동의 애처로운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결국 이동석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다 하자"며 눈 덮인 한라산을 올랐다. 올라가면서도 그만 내려가자고 했지만 강옥동은 말없이 계속 올랐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만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다시 태어나면 좋지"라고 했다. 이동석은 뭘로 태어나고 싶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돈 많은 부잣집에 태어나 돈 걱정 안 하고 글도 배워 알고 자식들도 일 안 시키고 공부 많이 시키고 너네 아버지처럼 명 짧은 사람 말고 명 긴 사람 만나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했다. 이동석은 "다시 태어나면 다시 나랑 어머니, 아들로 태어나서 살까"라고 물었다.

강옥동은 머리를 젓고, 이동석은 "내가 지금 같지 않고 착하고 순하면, 말 잘 듣고 웃음 많고 살가우면 그럼 다시 만나냐"고 다시 물었다. 강옥동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석은 누나가 강옥동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고 누나도 바다를 좋아했다며 강옥동을 위로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너랑 한라산 가는 지금"이라고 답했다. 이동석은 "할 말이 없네. 기껏 제주 사람이 한라산 가는 게 인생에서 제일 좋은 기억이냐"라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의 건강이 걱정돼 하산하는 일행에게 강옥동을 부탁하고 혼자 올라가서 백록담 사진을 찍어오기로 한다. 그리고 이동석은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등산했다. 그러나 날씨 때문에 백록담에 가는 길은 막혀 있었다. 이동석은 주변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고, "나중에 꽃 피면 오자. 엄마랑 나랑 둘이. 내가 데리고 오겠다, 꼭"이라고 힘겹게 말했다. 강옥동은 이동석이 찍은 영상을 계속 돌려보면서 행복해한다.

강옥동을 집으로 데려다준 이동석은 자기 사는 곳을 가보자며 다시 강옥동을 차에 태웠다. 이동석의 집엔 민선아(신민아 분)와 아들 열이 와있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민선아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민선아를 바라보는 강옥동의 눈에 안도와 희망이 엿보인다. 이동석은 강옥동의 집에서 자고 가라고 했지만 강옥동은 거절했다. 다시 강옥동을 집으로 모셔준 이동석은 아침에 먹으러 올 테니 된장찌개를 끓여놓으라고 했다. 이에 강옥동은 눈을 반짝였다.

다음날 아침 강옥동은 서둘러 된장찌개를 끓였다. 강아지들에게 밥까지 챙겨준 강옥동은 자리에 누웠다. 이동석이 집에 왔을 때 강옥동은 자는 것 처럼 보였다. 된장 한숟가락을 뜬 이동석이 칭찬했지만 강옥동은 대답이 없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안고 오열했다.

 '난 평생 어머니를 미워한 게 아니라 이렇게 안고 화해하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내 어머니를 이렇게 오래 안고 실컷 울고 싶었다'라는 이동석의 나레이션은 보는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늘 가까이 머물러 있었다. 뒤늦게 원망을 풀고 화해한 모자의 모습은 눈물과 함께 깊은 울림을 전했다.

그리고,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서 변함없이 삶은 계속됐다. 푸릉마을 체육대회를 위해 제주에서 뭉친 ‘ 우리들의 블루스 ’ 주인공들과 행복한 모습과 함께, 모든 출연진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했다. ‘ 모두가 삶의 주인공 ’ 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제작진은 ‘ 우리는 이 땅에 괴롭고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오직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 는 메시지를 전하며, 드라마의 마지막 여운을 더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모두의 삶은 가치가 있고 행복해야 한다"는 노희경 작가의 기획의도에 따라, 15명 주인공을 세워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냈다. 9개의 에피소드에 다양한 삶을 녹여냈고, 덕분에 시청자는 넓은 시야로 인간을 보고, 드라마가 전하는 울림을 더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우리들의 블루스' 후속으로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신작 '환혼'이 18일부터 방송된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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