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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메시지 관리' 에 부쩍 변화를 주고 있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이 간소화됐을 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홍보수석이 공식 브리핑에 나섰다. 그동안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만큼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났지만, 질의응답 개수는 줄었다.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론 이외에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으며, 지인 자녀 채용 논란에는 웃으며 "다른 말씀 또 없으냐"고 대답을 대신하고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도어스테핑에도 두 개 정도의 질문만 받았다. 이는 여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윤 대통령이 말을 절제하고, 민감한 사안은 숙고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쪽으로 전략수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대통령 비서실 최영범 홍보수석이 공식 브리핑에서 처음으로 직접 마이크를 잡은 것도 큰 변화다. 정례 브리핑은 그동안 홍보수석 산하 대변인단이 진행해 왔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김대기 비서실장과 5수석 등 핵심 참모들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조치란 분석이 나왔다. 최 수석의 브리핑과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 모두 일종의 메시지 관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이같이 변화의 움직임은 결국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으로 대표되는 '즉흥적' 메시지에서 '신중한 관리'로의 변화로 감지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과거 여당 대표가 아침 회의에서 메시지를 낼 때는 당 내부 비서실과 청와대까지 모두 모여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는 준비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지금의 대통령실과 여당은 그렇지 못하고 즉흥적인 메시지만 이어졌다"며 "국민들도 대통령의 발언과 준비 과정이 신중치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선거 컨설팅 업체 엘엔피파트너스 이주엽 대표는 "대통령과 대통령실 모두 여론조사에 연연하지 않겠다곤 했지만, 취임 초기에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 대응할 필요성은 분명 느꼈을 것이다"며 "지지율 하락의 요인은 결국 대통령의 발언과 인사의 문제로 귀결되지만, 인사는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다. 때문에 국면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결국에는 대통령 메시지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과 대통령의 메시지 전략 수정이 30%대까지 하락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심지어 대통령실 주요 라인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내부 각종 인사 문제에 이어 인사책임자였던 장제원 의원이 권성동 의원과 충돌하는 등 이런 저런 문제들로 대통령실 정비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영남일보 송국건 서울본부장은 유튜브 채널 '송국건의 혼술'에서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인사 문제 등에서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홍보수석, 정무수석 모두 존재감이 전혀 없지 않나. 야당의 프레임에 다양한 방어 논리들이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평론가도 "전 정부에서처럼 집권초기에 사람을 곧장 바꿀 수는 없다 하더라도 , 대통령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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