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기획 - 바다를 향하여 .8] '해상왕국 우산국' 발자취 살펴보면 독도문제 풀린다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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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8   |  발행일 2022-07-28 제3면   |  수정 2022-07-28 07:02
기원전 4세기부터 1천년간 울릉·독도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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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할 당시 우산국 우해왕과의 격전을 치른 곳으로 추정되는 울릉군 서면 남양리 모습. 〈울릉군 제공〉

삼국시대 이전부터 울릉도·독도에 존재했던 고대 해상왕국 우산국의 발자취를 살펴봄으로써 독도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독도를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조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측면에서 울릉도·독도 그리고 주변 해역이 고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터전이며 우리 영토였음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 해상왕국 우산국

다른 고대왕국과 마찬가지로 울릉도와 독도를 장악했던 우산국의 역사적 자료는 많지 않다. 다만 울릉군 북면 현포리와 서면 남양리 일대가 선사시대부터 멸망 직전까지 우산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산국의 역사는 대략 기원전 4세기부터 신라 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한 512년까지 약 1천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왕국과 달리 오랜 역사를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2000년 6월 영남대 박물관 조사단은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고대 우산국 도읍지로 추정되던 지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곡식을 갈아 먹던 갈돌·갈판 등 선사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되면서 전설로만 남아 있던 해상왕국 우산국의 실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울릉도와 독도는 선사시대부터 한반도와 역사의 맥을 함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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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국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현포항(위)과 우산국박물관 전경. 〈울릉군 제공〉

◆우산국 도읍지 현포리

울릉도 도동항에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30㎞ 떨어진 울릉군 북면 현포리 고분군 일대는 철기시대(기원전 300년) 전후 '해상왕국' 우산국 주민의 집단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현포리 고분군을 중심으로 절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금동불상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된 사실만으로도 고대왕국의 도읍지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현포리 고분군 일대 고고학 조사에서 무문토기와 붉은간토기(홍도) 조각, 갈돌 등 사람이 산 흔적이 있는 구덩이가 발견됐다. 또 삼국시대 당시 우산국 최고 지배자가 사용한 금동관 조각과 귀고리 등 장신구를 새롭게 확인했다.

현포리에서 발견된 무문토기의 기원은 본토의 철기시대 전기 말경, 아무리 늦어도 기원 전후의 전형적인 무문토기로 추정된다. 이런 고고학적 유물은 울릉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빠르면 청동기시대(BC 1000~BC 300년), 늦어도 철기시대 전기(BC 300년~1년)까지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이를 근거로 울릉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점은 기원전 약 1천~300년 사이로 추정된다.


북면 현포리 일대 집단주거지
고대왕국 도읍지 짐작하게 해
서면 남양리는 기원후 도읍지
이사부에 맞선 격전지이기도
우산국박물관 건립해 재조명



◆천혜의 전략 요충지 남양리

울릉도 주민은 몽돌해수욕장이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한 서면 남양리 일대가 기원후 우산국의 도읍지라고 말한다. 몽돌해수욕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에 비파산이 있다. 해상교통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산세가 험준하다.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막아주는 자연적인 방어선 역할을 해준다. 비파산에 올라보면 투구 바위가 시선 아래 있고, 그 너머는 동해의 푸른 바다, 돌아보면 태하령, 사방은 산이 성처럼 둘러싸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울릉군 서면 남양리 일대는 천혜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은 우산국이 신라 지증왕 13년 이사부와의 전쟁을 벌인 격전지이기도 하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우산국은 면적이 사방 100리에 불과하지만 지세가 험난하고 사람들이 용맹해 하슬라주(지금의 강릉) 군주인 이사부가 나무로 만든 사자모형으로 우산국 주민을 위협해 복종시켰다고 한다. 비파산에서 나리분지 방향으로 험한 산길을 600m 정도 올라가면 38기의 고분이 모여 있는 '남서리 고분군'이 나타난다. 비파산 일대에는 우산국과 신라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란 것을 증명하듯 투구바위와 사자바위 등 다양한 설화가 담긴 유적이 있다

◆해양정신 알리는 우산국박물관

우산국 때 수도로 추정되며 우산국 설화의 본고장인 울릉군 서면 남양리에는 우산국박물관이 있다. 울릉군은 우산국의 해양정신을 계승해 우산국을 재조명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우산국박물관을 건립해 지난해 11월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박물관에는 울릉도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토기류, 석재류 등 고대 우산국시대 울릉도 주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출토 유물 101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1층은 우산국의 등장과 멸망까지의 이야기는 물론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벌할 당시의 우산국 설화를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우산국 전설 영상관이 있다. 2층에서는 우산국의 유적분포와 유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우산국박물관 손대원 학예사는 "독도는 정치·경제·군사·해양·학술 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섬이다. 일본과 끊임없는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는 곳으로 이를 지키고 바로 알기 위해 울릉도를 먼저 알아야 한다"며 "우산국의 기원을 증명할 울릉도의 유적·유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울릉도에 3세기경 이미 사람이 살고 있었음은 물론, 어디로부터 와서 정착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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