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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부터 5일까지 첫 여름 휴가를 떠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말 정계 입문 이후 사실상 공백없이 일정을 이어온 만큼, 1년여 만에 첫 휴식을 갖는 셈이다.
다만 국정 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여당 및 국내외 주요 현안들까지 산적해 있어 휴가를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즉 온전한 휴식보다는 '대통령실 쇄신' 등 주요 국정 구상에 시간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에서 "휴가 동안 윤 대통령은 휴식을 취하고 향후 국정운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그동안 취임 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왔다. 이번 휴가가 재충전을 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2~3일은 지방을 방문해 민생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장소나 일정은 경호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별장이 있는 경남 거제의 '저도'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저도는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 휴양지로 이용된 섬으로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곳을 찾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과정에서도 "여름휴가 때 저도에 계속 갔다고 하는데 거제도라서 대우조선 때문에 좀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욱이 변수였던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의 파업 사태도 해결된 만큼, 경남 지역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윤 대통령이 최근 발표되고 있는 20%대 국정 지지율과 여당의 혼란상황 속에서 휴가를 떠나는 만큼,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휴가 기간 정국 타개용 '반전 카드'를 모색하기 위한 정국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참모진의 쇄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여권 일각의 대통령실 쇄신 요구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주의깊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문제의 경우 대통령실은 "입장이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 유출' 사태 및 여당의 비대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국회 문제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31일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사의' 표명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드릴 말씀 없다"며 "국회 상황, 여당 상황은 그쪽에서 얘기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정치 문제 외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를 겪는 민생 위기,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따른 경찰의 집단 반발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외교 문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 국내 자산의 현금화 절차가 임박한 가운데 한일관계 해결 등 현안도 숙제다.
윤 대통령은 2주여 앞으로 다가온 8·15 광복절을 계기로 새롭게 제시할 국정 방향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수의 경제인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향후 제시할 국정 방향에 따라 사면 대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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