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리 없는 살인마 '폭염', 여름철 온열질환예방법

  • 신규대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 본부 산업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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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4   |  발행일 2022-08-24 제27면   |  수정 2022-08-24 06:53

[기고] 소리 없는 살인마 폭염, 여름철 온열질환예방법
신규대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 본부 산업보건센터장

올해 더위가 심상치 않다. 벌써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났다.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은 6월부터 폭염이 시작됐다. 특히 스페인 기상청은 올해처럼 일찍 고온현상이 나타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기상재해 가운데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폭염이다. 우리나라 기상재해 통계를 보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보다 폭염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 폭염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10년간 통계청이 집계한 폭염 사망자 수는 총 49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의한 인명 피해를 합친 것보다 3.6배가량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에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한 것이 바로 '폭염'이다.

우리 기상청도 올해 무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오고 여름철(6~8월) 예상기온은 평년(23.7℃)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5월30일부터 9월 초까지 '폭염대비 근로자 건강보호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여름 산업현장, 특히 옥외작업이 대부분인 건설 현장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6월부터 민간재해예방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하여 폭염 특보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고 물, 그늘, 휴식 등 온열질환예방 3대 수칙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6~2021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 근로자는 총 182명이며, 이 가운데 햇빛에 직접 노출된 상태로 작업하는 건설업의 산재가 87명으로 전체의 47.8%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근로자는 총 29명이며, 그중 건설업에서 20명이 사망하여 약 70%에 이른다.

온열질환에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발진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치사율이 50%에 달하며 중추신경장애로 땀이 배출되지 않아 체온이 40℃ 이상 오르는 가장 위험한 급성질환이다.

열사병 발생 시 현장에서의 빠른 응급조치와 병원 후송이 생명을 살리는 관건이다.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은 과다한 땀 배출로 인한 수분과 염분 손실이 원인이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자주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첫 번째 여름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재해"를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하고 있으며, 열사병도 직업성 질병자에 포함되어 있다. 대규모 건설 현장의 경우 작업자들의 온열질환 예방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되기 십상이다.

각 사업장 및 현장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예방을 위하여 3대 안전수칙(물, 그늘, 휴식)을 준수하고, 작업자를 대상으로 온열질환예방과 응급조치 요령에 대한 교육 실시가 필요하며, 특히 2인 1조 작업으로 질환자 발생 시 조기발견과 현장에서 바로 응급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훈련이 필요하다.

산재통계를 보면 온열질환 외 일반산재도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더위로 인하여 보호구 착용을 기피하고 몸과 마음이 지쳐 안전보건조치를 생략하고 정신무장까지 해제된 탓일 것이다. 올여름 무재해 사업장(현장)을 위해서는 각별한 안전보건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신규대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 본부 산업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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