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아기 육아상식] (상) 붉게 물든 기저귀, 암녹색 태변…신생아에겐 자연스러운 현상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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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3 07:22  |  수정 2022-08-23 07:30  |  발행일 2022-08-23 제16면
출생 후 4주, 자궁 외 환경서 생존 위한 생리적 적응 현상 완성되는 취약 시기
수분 섭취보다 손실 많아 체중 3~5% 감소…소변 하루 6회 미만은 진료 필요
감염 피하려면 탯줄 탈락 전까지 탕 목욕 자제…생리적 황달은 정상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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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응급진료 또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신이 아프다고 말도 할 수 없는 신생아가 아플 경우 부모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등으로 소아 응급진료조차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부모의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를 아예 낳지 않거나 1명만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에 경험이 전무한 초보 부모들의 경우 신생아가 아플 경우 불안감이 더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NEDIS)에 따르면, 2019년 대구지역 내 6개 수련병원(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을 찾은 소아 응급환자는 5만820명에 이르고, 이 중 신생아를 포함한 만 1세까지는 3명 중 1명꼴인 30.5%에 해당한다.

신생아기는 출생 후 첫 4주간을 말한다. 이 기간은 출생 후 자궁 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생리적 적응 현상이 완성되는 탓에 매우 불안정하고 취약한 시기다.

신생아기를 지나는 동안 아기는 체중, 배뇨, 배변, 탯줄 그리고 황달 등의 변화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이 변화를 의료진 및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해 아기의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기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알아 두면 좋은 육아 상식을 상·하편에 걸쳐 소개한다.

◆소변이 하루 6차례 미만이면 병원으로

전문의들에 따르면, 만삭아(임신 나이 37주 이상)는 출생 후 2~4일을 지나는 동안 출생체중의 3~5%(10% 이내)가 감소하는 생리적 체중 감소를 겪게 된다. 이는 출생 초기에는 모유 및 분유의 섭취가 적은 데 반해, 피부, 호흡기, 소변, 대변 등을 통해 손실되는 수분의 양은 많기 때문이다.

이후 모유 및 분유 섭취가 적절히 늘어나게 되면 체중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생후 7~10일쯤에는 출생체중을 회복하게 된다. 하지만 체중 감소 정도가 출생체중의 10% 이상이거나, 생후 14일 이후에도 출생체중을 회복하지 못했을 때, 아기가 잘 먹지 못하고 쳐지거나, 소변을 하루 6회 미만으로 보는 등 탈수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변과 대변의 상태로 신생아의 건강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신생아의 생후 첫날의 소변량은 약 15㏄ 정도다. 때로는 생후 24시간 동안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변량은 생후 1주일에 15~60㏄(기저귀 6~7회), 생후 10일 쯤에는 100~300㏄(기저귀 10~20회)까지 증가한다. 신생아 시기에는 세포의 파괴로 인한 요산의 배설이 많아 요산염 때문에 기저귀가 붉게 물들 수도 있다.

또 출생 후 초기에 배출되는 암녹색의 끈적이는 태변은 보통 생후 12시간 이내에 나온다. 수유를 시작하면 태변은 녹갈색의 이행변으로 변하고, 다시 4~5일 후에는 황갈색의 변으로 변한다. 신생아의 정상 배변 횟수는 하루 0~7회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모유 수유아의 경우 초기에 소량의 묽은 변을 자주 보다가 2~3주 후부터 빈도가 훨씬 감소해 부드러운 변을 본다. 분유 수유아의 경우 출생 1~2주 동안 한 번도 대변을 보지 않다가 이후로 정상적인 부드러운 변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생후 2일이 경과해도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생후 24시간이 지나도 태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 △생후 1주일 이후에도 하루 6회 미만의 소변을 보거나 붉은색 소변을 볼 경우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거나 대변의 색깔이 하얀색일 때는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탯줄 주변도 챙겨봐야

탯줄 혈관은 기능적으로 출생 직후부터 막힌다. 하지만 해부학적으로는 출생 10~20일간은 열려 있기 때문에 감염균의 침입 경로가 될 위험성이 있다. 탯줄은 감염 증상 없이 잘 말라야 한다. 그런 만큼 이를 위해서는 알코올 면봉 혹은 솜으로 탯줄과 피부 연결 부위를 하루 1~2회 닦아 소독하는 게 필요하다.

탯줄은 보통 생후 2주 이내에 떨어지는데 그 이전까지는 탕 목욕을 시키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탯줄 주위에 발적이 있거나, 탯줄 부위에서 화농성의 노란 분비물이 나오는 등 배꼽염 의심 증상이 있을 때 그리고 출생 후 4주가 지나도 배꼽이 떨어지지 않거나 배꼽이 떨어진 부위에서 육아종이나 배꼽 폴립을 의심할 수 있는 피부색 혹은 붉은색의 덩이가 관찰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신생아기에 황달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황달은 만삭아에서 생후 2~3일쯤에 정상적으로 나타나고, 2~4일에 최고치에 오른 후 5~7일쯤 소실이 된다. 이러한 변화를 보이는 황달을 생리적 황달이라고 한다.

생리적 황달의 발생 원인은 신생아가 가진 태아 적혈구가 성인 적혈구에 비해 생존일이 짧아 황달의 원인 물질인 빌리루빈의 생성이 증가하지만, 신생아의 간 기능이 미숙한 탓에 빌리루빈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황달은 신생아의 얼굴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후 황달이 심해질수록 복부로, 다시 발 쪽으로 진행된다.

황달이 나타나는 시점이나 기간, 그리고 그 양상이 생리적 황달과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거나 비슷하더라도 다른 기저 질환이 존재해 신경 독성의 위험이 있는 경우를 병적 황달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를 모두 밝힐 수는 없지만, 위험 인자로는 임산부의 당뇨, 인종(한국·일본·중국), 미숙아, 적혈구 증가증, 남성, 다운 증후군, 피부멍, 두혈종, 모유 수유, 탈수 및 칼로리 부족으로 인한 체중 감소, 배변 지연, 형제 중 황달이 있었던 경우 등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만약 △황달이 생후 24~36시간 이내에 발생한 경우 △황달이 복부 아래까지 관찰되거나 황달이 있는 동안 수유를 거부할 때 △황달이 생후 10~14일 이상 지속될 때 △황달 현상이 있는 동안 대변의 색깔이 하얗게 변할 때는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지숙 칠곡경북대병원 신생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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