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도반시 통합마케팅으로 가야

  • 박성우
  • |
  • 입력 2022-08-25  |  수정 2022-08-25 06:49  |  발행일 2022-08-25 제22면
[취재수첩] 청도반시 통합마케팅으로 가야

6년 전의 일이다. 당시 청도반시 농가는 두 해 연속 풍작과 가격 폭락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청도군은 부랴부랴 청도반시 발전 방안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토론회에서는 노인 등으로 제한된 감 소비층, 매년 10%씩 늘어나는 생산량, 속박이 근절 등 농가 의식 개선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긴 논의를 거쳐 결국 '반시 수급 조절'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원인과 대책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거나 충분히 예측될 수 있는 것이었다. 감 값 폭락은 당시 자연재해가 아닌 사실상 '인재'라고 봐도 무방했다. 미리 대처만 잘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문제였다.

그 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청도군과 농협 등이 제시했던 통합수급 조절방안과 관련해서는 진척은커녕 논의조차 없었다. 당시 토론회는 허공 속 메아리로 그친 셈이다.

올 초 청도조공 대표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6년 전 토론회 당시 청도조공 대표를 지낸 이지성 대표였다.

이 대표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토론회 당시 쏟아진 비난에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때만 해도 조공은 수급조절을 위한 어떠한 기능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지만 모든 비난의 화살이 조공으로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며 "청도반시 가격 안정화를 위해 거점별 수급조절센터를 임기 중에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러던 중 이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이 청도군의 농업정책에 있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한번 검토해 보자는 취지로 최근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대표와 청도군 유통담당, 청도농협 경제사업본부장 등 일선 실무자들이 기꺼이 참석해 이 주제를 놓고 열띤 논의를 벌였다.

이 대표의 거점별 수급조절센터 구축을 통한 통합마케팅의 방법론에선 미묘한 이견을 보였지만 모두 공감했다. 청도군 유통담당은 조공법인, 농협 등과 협력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때마침 갓 출범한 민선 8기 김하수 청도군수는 집단지성을 통한 현안 해결 방안을 누차 강조했다. 간담회가 지역 최대 농가수익원인 청도반시의 가격 폭락을 막아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공론화 과정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

박성우기자<경북부>

기자 이미지

박성우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