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자인면 신관리 주민 "폐기물 재활용 업체 결사 반대"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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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5  |  수정 2022-08-24 14:09  |  발행일 2022-08-25 제8면
주민들 "플라스틱 분진 건강에 위협...농작물도 오염"
자인면이장협의회도 반대추진위 구성..."집단행동 불사"
업체 "물사용, 소각 공정은 없어...집진기 용량도 확대"
경산 자인면 신관리 주민 폐기물 재활용 업체 결사 반대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 회관에 폐기물공장 인허가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관리 주민 제공>

경북 경산시 자인면 신관리에 폐기물 재활용업체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A업체는 지난해 12월 9일 폐합성수지류, 폐목재류, 폐섬유류 등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를 경산시에 접수 후 7일 만에 사업계획 적합 통보를 받았다.

21개리 이장들로 구성된 자인면이장협의회는 지난 19일 폐기물업체 반대추진위원회(반대추진위)를 결성했다. 주민들은 이날 자인지역 모든 단체의 모임인 '금요회'에도 상황을 알리고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대형 신관리 이장과 주민들은 "폐기물업체가 들어오면 분진으로 대기 오염과 소음이 발생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분진은 인체에 해로울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오염시킨다"며 "신관리는 복숭아·포도 등이 주 소득원인데 누가 오염된 과일을 사먹겠냐. 농가는 고사할 것이다"며 경산시에 진정서를 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폐기물업체 입지 인근에는 농업용 수원지인 만세지와 중촌천이 있다. 공장이 가동될 경우 폐수로 인한 피해와 대기 오염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목천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5천명의 자인면민과 자연을 사랑하고 농촌생활을 지키려는 신관리 주민들은 1만4천850㎡ (4천500평) 규모의 부지에 들어서려는 폐기물업체를 끝까지 막을 것이다"라며 경산시에 인허가 절차 중단과 공사 중지명령을 요청했다.

지난해 철강관련 공장을 인수해 폐기물 재활용사업을 추진중인 A업체는 지난 5월 공장 용도변경과 1천703㎡ 증축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적합통보를 받은 자는 2년이내에 법에서 정하는 시설장비 및 기술능력을 갖추어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A업체는 공장 가동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사업이 이렇게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아무 것도 몰랐다. 그런데도 경산시는 '주민동의 이행절차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사업계획 신청이나 처리업 허가신청 등에 필요한 법적 절차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대형 이장도 "업체 예정지에서 1.5㎞쯤 떨어진 곳에 자인초등학교가 있는데, 아이들의 건강마저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페트병 속 잔유물에는 당분이 많아 벌레가 들끓으면 농사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며 "주민들은 업체 설립을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까지 할 각오"라고 밝혔다.

이에 A업체 관계자는 "비성형SRF(폐비닐 등으로 보조연료재생산)사업 업체다. 공정에서 소각과 물 사용은 전혀 없다. 향후에도 그러한 공정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며 "집진기 용량도 당초 사업계획서의 3천㎥보다 큰 7천㎥로 늘리겠다. 그동안 농번기라서 주민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조만간 사업설명회를 열고 주민 요구사항도 청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자인면 곳곳에 폐기물업체 설립 반대 현수막을 내건 신관리 주민들은 반대추진위와 함께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환경단체와 연대해 조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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