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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밴쿠버는 캐나다 도시 중에 가장 풍광이 아름다운 도시이다. 최근 이 도시의 경치 좋은 노른자위 땅을 놀랍게도 그곳 원주민이 속속 개발하고 있다. 미국인이나 중국인들의 주 무대에 원주민이 등장한 것이다. 이곳에선 그들을 '제일국민'이라고 부르고 그들 부족공동체를 '나라'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부동산개발엔 뒷전이었지만 지금은 세 부족 즉 '삼국'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 스쿼미시국(國)은 잉글리시만 너머에 11에이커 땅을 마련하고 11개 동 6천 세대 아파트를 시공하였다. 이 개발은 그 '나라'가 수십 년 벌여온 토지소유권 관련 소송과 또 '삼국' 간 의견 조율에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머스퀴엄국(國)은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가까이 21에이커 땅에 1천250세대 아파트건물을 올리고 있다. 이들 '삼국'은 또 합작으로 캐나다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제리코랜즈에 90에이커 땅을 마련하고 주변 공유지까지 사 넣어 개발 중에 있다. 지난 8년간 삼국은 175에이커 땅을 확보했는데 100에이커 땅을 더 확보하려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국의 총인구가 7천500 정도지만 그들은 차별을 받아 왔다.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자행된 아동학살사건이 세상을 놀라게 하자 교황이 지난달에 사과를 하지 않았나. 백인사회는 그 '제일국민'들과 화해를 원하지만 삼국 지도자들은 진정한 화해를 원한다면 그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현시세로 팔려 하지 말고 무상으로 반환하라고 요구한다. 일리가 있다. 과거 영국총독이 188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 그들 나라 땅을 그들과 아무런 협약도 없이 차지했던 것이다. 법원에서는 그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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