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 같은 내 아기 육아상식] (하) 출산 후 되도록 빨리, 30분~1시간 이내 모유 먹여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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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30 07:23  |  수정 2022-08-30 07:29  |  발행일 2022-08-30 제16면
분만 직후 초유, 단백질·면역 물질 다량 함유…WHO 등 모유 수유 권장
분유로 보충 수유할 경우 혼동 막으려면 우유병보다 스푼 사용해야 효과적
신생아 대사 이상 검사·청각 선별 검사도 제때 챙겨야 치명적 결과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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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시기에 아이가 아픈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부모의 고민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산후조리원 등에서 이런 고민의 무게를 상당 부분 덜어주고 있지만, 그래도 산모가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채 조리원의 결정대로만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모유 수유는 언제까지

세계보건기구(WHO)와 소아과학회 등은 모든 신생아에게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또 최소 생후 4개월에서 6개월까지는 모유만 먹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모유 수유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건강한 신생아는 출산 후 되도록 빨리, 즉 30분에서 1시간 이내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게 좋다.

분만 직후에 나오는 초유는 단백질량이 1%인 성숙유에 비해 10%나 되고, 백혈구와 같은 면역 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신생아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자연적으로 설사 작용도 있어 처음 먹이는 음식으로는 이상적인 음식인 만큼 초유를 충분히 빨리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한 모유 이외에 5% 포도당, 증류수, 우유 등 다른 음식물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유 시기는 딱히 정해둘 필요 없이 아기가 원하면 언제든지 수유하면 된다. 통상적으로 보통 하루 24시간 동안에 8~12회 정도 수유를 하도록 하고, 한쪽 유방에서 10~15분 정도 빨리면 된다. 단 수유 횟수 및 시간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또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에게는 고무젖꼭지나 우유병을 빨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고무젖꼭지를 유두로 혼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만약 부득이하게 분유로 보충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고무젖꼭지나 우유병보다 컵이나 스푼, 스포이드 등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간혹 산모들이 잘못된 판단으로 모유 수유를 조기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산후 1주일 동안 젖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런 탓에 미리 속단해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럴 경우 젖을 규칙적으로 완전히 비울 수 있도록 빨리는 것이 젖의 분비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 자주, 짧게 젖을 먹이는 것이 덜 자주, 오래 먹이는 것보다 젖의 양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모유 수유를 하면서도 아이가 제대로 모유를 먹고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젖 물기와 빨기가 정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저귀 수를 세어보면 도움이 된다. 생후 3~4일에 아기는 적어도 소변을 일회용 기저귀로 5~6개 적신다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한다고 할 수 있고, 대변이 100원짜리 동전 크기로 하나 이상 보이는 기저귀가 3~4개 정도 나온다면 충분한 열량을 섭취한다고 할 수 있다.

◆조제분유는 언제, 어떻게 사용하나

모유 수유로 다 해결할 수 없게 되면 조제분유를 사용하게 된다. 최근 모유와 비슷하도록 조제된 분유가 많이 나와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분유를 조제할 때는 분유 회사마다 스푼의 크기가 다른 만큼 조제분유의 농도가 진하거나 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미 만들어 놓은 분유나 액상 분유는 냉장고에 48시간 이상 보관해서는 안 된다. 또 냉장 보관한 액상 분유는 전자레인지에 데워서는 안 된다. 파우더 형태의 분유는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하고 개봉 후에는 4주 이내에 다 사용하는 게 좋다.

보통 생후 2개월까지는 3~4시간 간격으로 하루 6~7회, 2~4개월 된 아기는 4시간 간격으로 5~6회, 4~6개월 된 아기는 4~5회 정도 먹이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이렇게 시기를 정해뒀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배고파할 때는 정한 시간이 되기 전에 먹여도 좋다.

또 아기가 만족할 만큼 먹고 나서 우유를 남길 때에는 그대로 두는 게 좋다. 우유가 남아 있다고 해서 그 양을 다 먹이기 위해 억지로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먹이는 우유의 총량은 1천㏄를 넘지 않도록 하고, 1회 먹이는 최대량은 240㏄ 정도다. 하루 우유 총량의 기본적인 판단 기준은 개개인의 아기에 따라 다른 만큼 아기가 기분이 좋고 만족해 하며 체중이 충분히 증가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이와 함께 트림은 대개 우유를 먹는 중간과 끝에 하도록 해야 한다.

◆신생아기에 꼭 시행해야 하는 선별 검사는

출산 이전에 다양한 검사를 하지만, 신생아 시기에도 빼놓지 않고 챙겨야 하는 검사들이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신생아 대사 이상 검사'다. 치료가 늦으면 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여러 유전, 대사 및 내분비 질환에 대한 신생아 선별 검사는 꼭 챙길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발뒤꿈치 혈액으로 갑상샘 저하증, 페닐케톤뇨증, 갈락토스혈증, 단풍시럽요증, 선천 부신 과다형성, 호모시스틴뇨증, 타이로신혈증 및 다른 유기산 또는 아미노산의 신생아 선별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신생아 청각 선별 검사'도 챙겨야 하는 검사 중 하나다. 언어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청각 장애에 대해 유발 이음향 검사(evoked otoacoustic emission)나 AABR(automated auditory brainstem-evoked response)와 같은 청각 검사를 진행하는 게 좋다. 난청은 신생아에게 매우 흔한 선천성 질환으로, 신생아 1천명 중 1~6명이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 2016년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 가운데 3천200만명이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생아 난청의 절반가량은 유전성 그리고 또 나머지 절반가량은 출생 전후의 바이러스 감염 등 출산 합병증 등으로 인해 생긴다.

칠곡경북대병원 김지숙 교수(신생아과)는 "특별한 위험 인자가 없다면 혈당, 안과적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신생아 대사 이상 검사 및 청각 선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될 경우 정밀 검사가 필요한 만큼 병원을 찾아 제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지숙 칠곡경북대병원 신생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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