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李 대표 전화통화…"빠른 시일 내 만나자", 초당적 협력 당부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축하난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30일 통화를 갖고 빠른 시일 내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이 대표가 영수회담(1대1 단독 만남)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해, 대통령실 측은 계속해서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대표를 예방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을 통해 전화 통화를 했다. 이들은 "빠른 시간 내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했다"고 이진복 수석과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이 대표에게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이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는 이 수석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한 뒤 연결해주는 식으로 이뤄졌으며, 약 3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수석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하기를 원하신다"고 제안하자, 이 대표가 흔쾌히 "좋습니다"라며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며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 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민생 법안의 입법과 관련해 서로 협조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자"는 말을 나눴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전날 이 대표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문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집회 문제를 해결해 줘서, 가 보니 평산마을이 조용해져서 훨씬 분위기가 좋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이 대표가 "협력할 것은 찾고, 서로 다른 입장은 조율하자"고 제안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의 자리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 대표가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면 좋겠다. 그래서 최대한 협력하는 모습을 갖자"고 윤 대통령에게 제안하면서 통화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들의 첫 만남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윤 대통령과 만나겠다며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보다 여야 당 대표들과의 만남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이날에도 김은혜 홍보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이 안정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여야 당 대표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기에, 회동 시기는 새로운 여당 지도부 출범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