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서민전용대출상품 '햇살론' 제외한 은행 예대금리차도 같이 공시하는 이유는?

  • 최수경
  • |
  • 입력 2022-09-04 18:21  |  수정 2022-09-04 18:38
정부권고대로 연 이자 높은 서민, 중 저신용자 대상 햇살론 늘릴 수록 예대금리차 커
과도한 이자장사 낙인은행 될까 전전긍긍...금융당국, 은행 입장 수용

다음달부터 각 은행들이 대표적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뺀 예대금리차도 함께 공시된다.

햇살론은 저소득·저신용 탓에 정상적으로 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서민에게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바탕으로 공급하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정부 권고대로 서민과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햇살론)을 늘리는 데 그럴수록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져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는 은행'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진다는 은행권 입장을 금융당국이 수용한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대금리차 공시에 참여 중인 시중은행의 여신 실무자들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2일 은행연합회에서 회의를 열고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측은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금리가 예대금리차 산정 과정에 반영되는 게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폈다.

햇살론 적용 금리가운데 상당부분이 사실상 '보증료'인데 통계에 반영돼다보니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와 억울하다는 것이다.

현재 햇살론 금리가 연 15.9%로, 일반 은행 평균 대출금리를 크게 웃돌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따라 고금리 햇살론을 많이 취급할수록 해당 은행의 예대금리차(평균 대출금리-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는 다음달부턴 햇살론을 뺀 예대금리차와 빼지 않은 예대금리차를 모두 공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와 관련한 '평균의 함정' 문제도 제기했다.

은행 예대금리차는 해당 월의 평균 대출 금리에서 평균 저축성수신(예금) 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이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고금리 대출이 많거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이 늘면 예대금리차는 커진다.

수신(예금) 측면에서도 저축성 예금 가운데 만기가 짧아 금리가 낮은 상품의 비중이 클수록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떨어지고 예대금리차는 확대된다.

은행이 특정 달에 주력한 상품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크게 바뀔 수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은행 입장에선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작은 고소득·신용자 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 매달리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은행은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금리 상승기에도 서민들에게 위험할 수 있는 변동금리를 권하는 현상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항변한다.

이밖에 금리인하 요구권 공시와 관련해선 소득 및 신용도에 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의 중복신청, 대출자마다 천양지차인 대출규모에 대해서도 은행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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