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풍 공식 깬 힌남노…'기후 위기'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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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7   |  발행일 2022-09-07 제27면   |  수정 2022-09-07 06:40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이제 신속히 피해 수습에 나설 시간이다. 집중호우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등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시간당 100㎜ 가까운 폭우가 내린 포항 등 동해안 지역에는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려했던 만큼의 큰 피해가 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힌남노를 단순한 가을 태풍쯤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기후 위기의 여러 징후를 담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님을 힌남노가 보여줬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이런 태풍은 처음 본다"고 한다. 태생부터가 특이하다. '북위 5도 이상인 북서태평양 저위도의 따뜻한 바다'가 태풍의 고향이다. 힌남노는 이 법칙을 깼다. '북위 25도 이북에서 발생한 첫 슈퍼태풍'이다. 북서태평양의 고수온, 우리나라 남해상 해수면 온도의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주변까지 강한 세력으로 북상하는 태풍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기상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 없이 지금처럼 혹은 더 배출하는 경우' 서해, 동해·남해, 동중국해 해수면 온도는 2040년까지 현재보다 각각 1.6℃, 1.5℃, 1.1℃ 더 상승할 전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태풍이 저 멀리 열대에서부터 올라오는 게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올라와 굉장히 빨리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그저께 10개 기관과 공동으로 '기후 위기 적응연구 협의체'를 만들었다. 해외 선진국들은 벌써 기후 위기 적응 관련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 위기 적응연구 협의체'가 앞으로 '한국형 기후 위기 플랫폼'을 만든다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기후 변화는 인류 공동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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