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권여당 또 비대위…내분 끝내고 민생 전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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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9   |  발행일 2022-09-09 제23면   |  수정 2022-09-09 06:41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어제 다시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5선 중진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의결했다. 정 부의장은 "당이 하루빨리 정상화되도록 역량을 모두 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정 국회부의장이 비상대책의 키를 쥐게 된 것이 당 안팎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 요구에는 부합하진 않는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주도권 다툼이 내분의 배경인 마당에 다시 친윤계의 맏형 격인 인사가 비대위를 책임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집권 여당이 계속 표류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태풍 힌남노가 할퀸 포항 ·경주에서는 아들을, 부모를 잃은 슬픔이 넘쳐나고 있다. 9월 개막한 정기국회에는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반도체 특별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등 처리해야 할 법안이 쌓여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출근길에 여당 내홍과 관련 "어려운 글로벌 경제 위기와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국민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근자에 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여당의 모든 정치인도 국민을 실망시키는 '정치노름'을 이제 끝내기 바란다. 이를 위해 정 의장은 새로 구성할 비대위원 인선에서 보다 개혁적이면서도 '윤핵관'과 거리가 먼, 통합적인 인사를 발탁하길 바란다. 이준석 전 대표도 법원에 비대위 활동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추가로 내는 것이 당을 위한 길인지 숙고하길 바란다. 몸 담고 있는 정부·여당은 물론 자신의 정치 미래에도 결코 도움 되지 않는 행동은 멈추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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