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던 4일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추석은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가 일가친척과 함께 즐겁게 지내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누군가는 그리운 가족과 친지를 만나 마음이 풍성한 시간을 보냈다.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와 성묘로 조상의 음덕을 기리기도 했다. 어떤 이는 오랫동안 미뤘던 여행을 떠나거나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나름대로 며칠 간의 자유를 만끽했다. 하지만, 어느 해보다 짧은 추석 연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왔으나 마음 한구석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유난히 길었던 불볕더위와 이상기후로 작황이 나빠진 제수품 탓에 추석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인 수준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몰아닥친 태풍 힌남노는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의 희망을 삼켜 버렸다. 수만 명에 이른다는 청년 실업자는 가족을 볼 낯이 없어 귀성을 포기한 사례도 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꿈과 희망이 넘쳐야 할 청년이 가족에게 마음의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여기에다 오랜 코로나19와 경제난 영향으로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는 발길도 크게 줄었다고 아우성친다. 흥겹고 즐거움이 넘쳐야 할 추석이 탄식과 고통으로 얼룩진 명절이 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귀향·귀성길 큰 사고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제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추석 연휴는 끝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2022년 풍성한 가을 수확에 나서야 할 때다. 추석 연휴에 겪었던 어렵고 힘든 일들은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신발 끈을 동여매자. 내일의 새로운 희망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자.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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