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받지 못하는 대구경북 보호수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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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2 15:19  |  수정 2022-09-12 15:25  |  발행일 2022-09-13 제10면
대구 271·경북 2천22그루 있지만 산림청 예산은 태부족
보호수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내 보호수인 300년 수령의 회화나무가 지난달 13일 강풍 등의 영향으로 두동강 나면서 맞은편 소봉고택 담장을 무너뜨린 채 누워있다. 영남일보 DB

최근 대구에서 보호수가 잇따라 수난(영남일보 8월18일자 1·9면, 9월7일자 9면 보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보호수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보호수 관리실태'에 따르면 전국에 지정된 보호수는 총 1만 3천859그루다. 이 중 대구는 271그루, 경북은 2천22그루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 보호수는 △느티나무가 107그루로 가장 많았고 이어 △팽나무 32그루 △은행나무·회화나무 각 22그루 △소나무 20그루 △버드나무 12그루 △향나무 2그루 △기타 54그루 순이다. 경북 보호수는 △느티나무 1천47그루 △소나무 251그루 △회화나무 183그루 △버드나무 138그루 △은행나무 87그루 △팽나무 72그루 △향나무 38그루 △기타 206그루 등이다.

대구경북지역 보호수 피해 현황을 보면 △2017년 4건 △2018년 8건 △2019년 42건 △2020년 14건 △2021년 11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7월까지 6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피해는 자연 고사 및 생육 불량, 천재지변 및 재난재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대구에서는 지난달 13일 강풍의 영향 등으로 인해 달성군 화원읍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수호신 역할을 했던 수령 300년 넘은 보호수(회화나무)가 두동강 났다. 또 지난 6일에는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사문진주막촌 앞 수령 500년 넘는 보호수인 팽나무의 가지와 몸통 일부 등이 떨어졌다.

하지만 보호수 관리 관련 산림청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호수 관리 관련 예산은 지난해까지 전무했고, 올해 처음으로 '노거수 안전관리사업'이라는 명목으로 1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마저도 사업 대상이 3천 그루 수준으로, 전체 보호수의 21.5%에 불과하다.

안 의원은 "최근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촬영 배경이 된 경남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보호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 올릴 좋은 기회였다"면서도 "하지만 부실한 보호수 관리 제도로 인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만3천859그루에 달하는 보호수들이 앞으로 이름에 걸맞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산림청의 적극적인 노력이 뒤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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