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지도부는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국기에 경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우여곡절 끝에 14일 첫 발을 뗐다. 지도부 붕괴라는 초유의 상황을 조속히 해결, 당을 안정화 하는 동시에 새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발 리스크 등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정진석 비대위의 첫 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시작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정 위원장은 방명록에 안중근 의사의 유묵으로 널리 알려진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익을 보면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나라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이라는 8자의 한자를 남겼다.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첫 회의에서는 원내대표 및 당 국회 운영위원장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논의(차기 전당대회 시점)는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 우선 정기국회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12월 9일 이후로 전당대회를 구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제 하겠다는 것은 지금으로도 확정 시점을 못 박기 어려우나 최종 전당대회 기일, 당 대표 선출 기일로부터 50일 정도 과정이 필요하다"며 "합동 연설, TV토론 등 일정을 역산해보면 50일 정도 전에 전당대회에 스케줄이 잡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당 지도체제를 조속히 안정적으로 확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진석 비대위의 순항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진행한 당헌 당규 개정 작업 등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리가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개시됐다. 정 위원장을 직접 겨누고 있는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결과도 이르면 다음 주 안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진석 비대위의 존속 여부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의 명운도 가를 수 있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비대위가 또다시 좌초되면서 당 혼란은 극한의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오는 19일로 예상된 새 원내대표 선출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일정까지 줄줄이 차질이 빚어지며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