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안덕중, 농촌형 미래교육 '활발'…소멸위기 속 작은 학교 대안 찾다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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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6 07:15  |  수정 2022-09-26 07:17  |  발행일 2022-09-26 제15면
사교육 없는 지역특성 극복 위해
희망 사다리교실·야간 자율공부방
풋살동아리 등 다양한 체육활동
2018년부터 매년 1학생 1책 발간

안덕중
경북 청송 안덕중 학생들은 독도를 찾아 영토 주권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안덕중 제공>

경북 청송군 안덕면에 있는 안덕중은 전형적인 농촌학교이다. 학교 정면에서는 멀리 보현산(해발 1천126.5m)과 면봉산(1천120.6m)이 보이고 사방에 700~800m 높이의 산이 펼쳐져 있다. 한때는 중·고가 함께 있는 병설학교였으나 인구가 줄면서 고등학교는 인근 현서고와 통합되고 지금은 전교생 24명의 작은 중학교가 됐다.

그러나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와는 달리, 안덕중에는 활기가 넘친다.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행복해 하는 데다, 지역교육공동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농촌형 미래교육'을 지향하고 있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덕중은 사교육이 없는 지역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야간에 자율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공교육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를 마친 뒤 늦은 시간까지 '희망사다리 교실'과 '야간 자율공부방'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학교 측은 청송교육지원청의 지원으로 저녁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야간에도 학교에서 자녀들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마음 편히 늦도록 농사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학교는 '작은학교 가꾸기사업'을 통해 모란 동산·무궁화동산·코스모스동산·장미동산·야생화동산·수생동산 등을 조성했고, 친환경 텃밭 가꾸기도 하고 있다. 학교 규모에 비해 넓은 교정에는 각종 꽃들이 사계절 피어나고, 본관 뒤편 530여 평의 부지와 운동장 둘레에는 트래킹 코스와 모란정자 쉼터도 설치했다. 학생들은 아름다운 교정에서 공감·소통·배려, 그리고 애교심을 기를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교육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디지털 세대의 특징인 신체 활동 감소로 인한 체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체육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정규수업 외에, 풋살동아리 활동과 신나는 주말체육학교, 방학 중 스포츠 캠프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밤에는 교내 체육관에서 가족이나 지역주민과 함께 배드민턴도 즐긴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동아리 활동과 체험학습도 활발하다. '밴드동아리'를 신설, 여유 교실에 연습실을 만들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방과 후 학생들의 악기 연주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이들은 오는 12월 교내 축제에 이어, 졸업식 때 멋진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독도동아리(안덕갈매기)'는 세계 속의 우리 영토 주권을 확립하는 미래세대 독도지킴이로 거듭나고 있다. 학생들은 독도를 알리는 글을 영어로 작성,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직접 독도를 방문해 독도를 수호하고 있는 독도경비대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달했다. 독도동아리는 지속적으로 독도를 방문, 체험학습을 함으로써 영유권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동시에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있다.

안덕중은 2018학년도부터 '1학생 1책 발간'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1학생 1책 이상의 도서 발간은 전교생 모두가 작가가 되는 것으로 기획부터 집필과 편집까지 직접 수행한다. 학생들은 문학적 감수성 자극과 함께 창의적 기획 능력을 배양할 뿐만 아니라 평생 소장할 수 있는 자신의 책을 중학생 시절에 3권 이상 갖게 되는 셈이다.

지방 소멸 위기 속에 작은 학교가 불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교가 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면 약점이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 작지만 알차고 강한 학교로 거듭나고 있는 안덕중에서 소멸 위기에 처한 학교의 대안을 찾아볼 수 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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