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한국어 돌풍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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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3   |  발행일 2022-09-23 제23면   |  수정 2022-09-23 06:36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활활 타오른 '오징어 게임' 증후군은 지난 12일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비롯한 6관왕에 오르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제작한 가장 높은 인기 드라마로 떠오르면서 K-콘텐츠 역사를 다시 쓴 작품이 됐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을 선보인 후 28일간 공식 집계한 시청 시간은 16억5천45만 시간.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역대 1위였다. '오징어 게임' 제작비는 300억원(2천140만달러)이지만 실제 수익 효과는 1조원(9억달러)으로 평가된다. 2020년 2월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국제 외국어 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제작비가 고작 150억원에 불과한 '기생충'의 손익분기점은 국내 관객 370만명이었으나 1천만명 이상이 영화를 봤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의 수상 소식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두 작품 모두 한국어로 제작됐다는 사실이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드라마가 미국 시상식 후보에 오른 것은 최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작품이 최고의 상을 받은 것과 아시아 국적 배우가 연기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미국에서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9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미국에서 영어로 만든 작품을 무너뜨린 한국어 돌풍이나 다름없다. 세계를 평정한 한류 드라마, 영화와 함께 한국어가 대세로 떠오를 날도 머지않았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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