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 퍼스트 무버로서 신지식·경제가치 창출 중심 연구 지향"

  • 박종문
  • |
  • 입력 2022-10-19 07:05  |  수정 2022-10-19 07:11  |  발행일 2022-10-19 제10면
['신산업 선도' 대구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하)김철기 센터장 인터뷰
"과거 아닌 미래 관점서 연구 설계…이종학문 융합 등 강화
세계적 선도연구결과 도출 위해 연구자 권익 보호제도 절실
지역 성장동력 신산업·신기술 창출할 기업가 정신도 필요"

clip20221010190629
김철기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장이 우리나라 연구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GIST 제공〉

김철기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장은 대구 심인고와 서울대(학사), KAIST(한국과학기술원, 석·박사)를 졸업했다. 충남대에서 재료공학과 학과장과 고기능성 자성재료연구센터 소장을 지냈으며, DGIST에서는 신물질과학전공 학과장, 바이오자성글로벌연구센터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DGIST 최우수 연구상(2021년), 아시아 자성협회상(2020년), 한국자기학회 강일구상(최고 연구상·2019년) 등을 수상했다. 김 센터장을 만나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의 연구방향과 우리나라 연구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2022100901000229000009562
김철기(오른쪽) 교수가 아시아 자성협회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DGIST 제공〉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어떤 연구 자세가 필요한가.

"진화론자 다윈의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는 말처럼, 학문에는 발전 주기가 있다. 1990년대 후반 '스핀트로닉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고, 이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어 나노 두께의 자기박막 연구가 활발히 연구되었다. 2000년 초에 미국과 독일 등 과학기술선진국에서 나노자성-마이크로-바이오-의료 이종학문 융합 연구가 태동했다. 특히 소수의 인력으로 장학금 및 병력 혜택을 받는 과학기술원(~IST 대학) 연구 지향점은 국내 170여 개 일반대학과 달라야 하며, DGIST 내에 설치된 저희 센터는 연구의 'first mover'로서 신지식 창출과 경제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는 U형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의 언급처럼, 10년, 20년 후 빛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과거의 관점이 아니라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 연구를 설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한다면.

"개인적으로 2000년대 초 개발한 스핀트로닉스 센서를 기반으로 자성기반 바이오칩 연구를 시작했고, 2000년대 중반 이를 기반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WCU) 사업단장을 역임할 정도로 자성기반 바이오의료 연구의 세계적 선도 과학자 기반을 구축했다. 자성연구 영역에서 벗어나 나노자성과 바이오의료를 접목한 'Nano-Bio-Medical-Magnetics' 경계 기술 개척자라고 생각한다. 이를 기반으로 현 자성기반 라이프케어 연구센터를 유치하는 기반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나노자성-바이오의료 융합연구 개척자로 인정받아 2020년 AUMS상(아시아자성협회상·한, 일, 중, 대만,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 회원국 주관으로 2년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과학자를 대상으로 선정하는 상)을 KAIST 신성철 총장 이후 한국인 2번째로 받았다."

▶세계적인 연구결과 도출을 위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리 웨스터(이론물리학자) 'Scale'에서 규모 변화가 있더라도 기본적인 룰은 동일하다는 scaling법칙이 적용되지만 리더십은 조직의 크기에 따라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여러 기관 소속 연구원, 학생이 참여하는 연구센터의 장은 더 넓은 사고의 합리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선 실패를 용인하고 기다려줄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연구주제 및 연구자에 따라 결과도출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를 수용하고 결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야 독창적이고 세계적인 'first mover'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참고로 저희 연구센터에서 1단계에서 연구논문 및 결과가 미흡한 경우는 2단계에서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21세기 연구센터장의 리더십은.

"최상의 결과도출을 위한 센터를 포함한 조직의 리더십은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 즉, 1980년대 산업사회에서 요구되었던 카리스마 리더십이 아니라 2020년대 지식정보사회에서 연구자 스스로가 셀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의 리더십, 최상의 융합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 분야 접근방식을 고려하는 입체적 사고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U자형 연구에서 신지식 창출을 위한 창의적인 연구 도전을 장려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기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발전된 결과 도출에는 성실성이 필요하지만, 창의적인 결과는 새로운 시도에서 도출된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가 정신,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센터 연구원이 가진 특허의 제품화·산업화와 아울러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실험실 창업을 장려했다. 그 결과 두 개의 업체가 탄생했다. 학문적으로 학생 및 젊은 연구원의 글로벌 리더십 함양을 위해 해외 연구팀과 중장기 협력연구를 위한 별도 예산을 운영 중이다."

▶세계적 연구결과 도출을 위해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우선 연구행정 선진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저희 센터 연구자뿐만 아니라 2021년 국가 R&D 27조4천억원, GDP 대비 5%로 세계 1위인 대한민국에서 연구 개발에 몰두하시는 모든 연구자에게 연구비, 연구결과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연구환경과 연구자 권익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연구자가 개인적인 도덕적·법적 문제를 야기한 것은 논외다."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연구자 특허권 및 지적재산권 분쟁 시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가?, 연구기관에서 승인한 연구행정 사안에 대해 연구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연구비의 상당액(기관에 따라 25% 안팎)을 흡수(떼어가는)하는 기관으로부터 연구진행에 대해 정당한 행정지원을 받고 있는가?, 한국에서 연구자 인권 및 권익은 보호를 받고 있는가? 같은 질문들이다. 기술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자 보호가 부실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연구실 안전관리는 연구자(2020년 7월28일 본인이 '연구행정 선진화 방안'을 과방위 국회의원실 제출 및 기여) 청원에 의해 2021년 7월23일 '연구실 안전환경조성'에 대한 법령 제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나라 연구행정 시스템을 제대로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연구계약 및 구매, 특허권 및 지적 재산권 등의 연구행정은 기본적으로 법령, 규정 또는 연구심의 위원회 의결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교내 규정 및 위원회 의결에 의거해 진행한 사안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경우(예를 들면 외부 감사) 이를 연구자(교수) 개인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지난 5년간 다수의 기관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 외국의 경우 각 기관에서 법무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법무 전문가팀에서 감독뿐만 아니라 기관승인 사안에 대해 연구자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세계적 선도 연구결과 도출을 위해 연구자가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과학계 전체, 또는 기관 연합에 의한 법무팀(변호 법무법인) 설치 등 법적 보호 장치 도입 또는 법적 대응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하는 제도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과학자들은 개인적 목표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과학자로서 국가적 사명감이 있는 것 같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연구는 'AI'가 할 것이다. 다른 대학에 비해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받는 DGIST 내 저희 센터에서는 fast follower로서 문제 해결보다는 글로벌 이슈, 국가적 어젠다 위주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연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U-type first mover' 연구, 다수의 협력연구, 이종학문 분야의 융합연구를 지향해 오고 있다. 이와 아울러 지역산업의 성장동력이 되는 신기술개발 및 신산업화 창출을 위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로벌화된 대한민국 과학기술·산업화에서 1970년대 한국이 받은 만큼 이제 다른 국가에 도움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탁월한 결과 도출을 위해 기술 선진국과 협력도 중요하지만 동남아, 아프리카 등 기술 개도국과 협력 연구환경 조성을 통한 글로벌 상생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독일, 프랑스뿐만 아니라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학 'VNU key lab, Nano-Micro- Technologies' 공동 소장으로서 협력 기술 개발 및 연구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교육/과학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