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선택 위한 꿈 찾기 여행…기업체·명사 직접 찾아간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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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0 07:13  |  수정 2022-10-10 07:18  |  발행일 2022-10-10 제11면
대구지역 중·고교, 달라진 진로교육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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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포산고의 진로교육 중 하나인 기업가 정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포산고 학생들이 창업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제때 찾아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초·중·고등학생 시절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진로다. 본인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했다고 해도 그 다음 어떻게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적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Life is C between B and D)"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현재 자신의 모습은 그런 선택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선택은 중요하고 중요한 만큼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학창 시절의 결정은 더욱 힘들다. 학생 스스로 판단하라고 맡겨 두기에는 학부모 입장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학생과 학부모의 갈등은 끝없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진로를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이어질 때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늦지 않게 알 수 있도록 도와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 경서중
학생 자신 주인공으로 책 만들면서 장단점 파악
진로 비전 스스로 설정하도록 학년별 교육 실시
3학년은 '진로여행 로드스꼴라'로 관련지역 방문
예술가 꿈꾸는 학생들은 부산 감천동 출사여행도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

9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경서중은 학년별, 유형별 진로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중심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나를 응원해' 저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을 만들면서 자아존중감을 갖고, 자신의 장단점과 능력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토대로 자신의 꿈과 비전을 설정할 수 있는 진로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

또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진로의사결정력을 키우는 기초기본프로그램 '꿈드림반'을 운영하고 있다. 매 학기 초 진로 관련 고민이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신청을 받아 학생이 희망하는 시간과 방법 등을 정해 30분 혹은 1시간씩 최소 4회에서 최대 10회에 걸쳐 학생 맞춤형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3학년을 대상으로는 '학교 밖 진로여행 로드스꼴라'를 운영하고 있다. '로드스꼴라'는 진로 희망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 스스로 진로 여행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외부 활동이 어려웠던 지난해 12월에도 10개 팀, 60여 명의 교사와 학생이 대전, 전주, 경주, 부산 등으로 꿈찾기 여행을 떠났다. 동물복지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팔공산의 유기견보호센터를 찾았고,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부산 감천동, 영도 등으로 출사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후 전교생을 대상으로 보고회도 진행, 선배들의 여행 결과를 후배들과 공유했다.

■ 대명중
교실서 배운 것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프로젝트
지속가능의 가치 실천하며 '기업가 정신' 배우기
기후 극복 위한 아이디어 짜고 ESG경영 경험도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직업·사업 직접 디자인


대명중은 '행복 톡톡 진로여행'이란 슬로건 아래 행복이 톡톡 튀는 즐거운 진로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교실에서 배운 것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자기주도적 봉사프로젝트 '앎을 함으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속가능한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학생을 기를 수 있도록 '지구를 지키는 대명의 기업가정신'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기업가정신의 가치 탐색 △기후위기의 심각성 공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 도출 △아이디어 구현 △창업 계획 수립 △투자 유치 등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ESG 경영을 배우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직업이나 사업을 디자인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대명중 관계자는 "학생 개개인의 삶과 연결된 배움을 통해 창의적 진로설계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살아있는 진로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계성고
맞춤형 진로전공탐색활동 'CAMSA' 프로그램
희망진로 비슷한 친구끼리 팀 구성·견학계획 수립
학생들 주도로 원하는 명사 초청까지 진행 눈길
진로관련 책 심화탐구 보고서 발표·북콘서트도

◆진로프로그램은 학생 주도로

계성고는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나 희망 진로와 관련해 맞춤형 진로활동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도록 하는 진로전공탐색활동(CAMSA)을 진행하고 있다. 계성고만의 특색 사업인 CAMSA는 희망 진로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팀을 만들어 기업체나 연구원, 그리고 대학 등을 직접 섭외하고 견학한다. 수도권은 1박2일, 대구·경북권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한다.

수도권 CAMSA는 계획서 공모를 통해 선발된 팀만이 참여할 수 있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CAMSA는 학생들이 방문하는 지역의 동문회가 주관, 대학 학부생(본교졸업생)과의 멘토링도 진행한다. CAMSA는 일정부터 섭외, 소요 경비 및 교통편 계획까지 모두 학생들의 주도로 진행된다.

또 기존 명사 초청 강연식의 일방적인 강사 섭외나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원하는 전문가를 설문 방식으로 추천받아 학교에서 섭외, 특강을 하는 꿈우물 활동(진로전공특강)도 운영하고 있다. 특강 이후 발생한 궁금증이나 흥미로웠던 점들은 탐구 주제로 정해 심화 활동을 진행하고,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진로 이력 시스템에 업로드해 관리한다. 특강은 전공과 계열로 나눠 연간 12~15회차로 실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진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관련한 책을 정하고, 그 안에서 호기심이 생기거나 흥미가 있는 부분을 주제로 정해 심화 탐구 후 보고서를 작성,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추가로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의 경우 관련 분야 기사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보를 확인, '북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 포산고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한국기계硏 등과 업무협약
각 연구원 소속 이공계 박사들 릴레이 특강 진행
최첨단 기술·공학도의 삶 탐색의 시간 가지기도
이공계열 희망 학생들 현장탐방으로 진로결정 도움

포산고는 대구테크노폴리스 내에 있는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DGIST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꿈·끼 탐색을 위한 릴레이 특강'으로 각 연구원 소속의 이공계 박사를 초빙해 스마트 헬스케어, 의료로봇,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과 공학도의 삶에 대해 탐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7월에는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42명의 학생이 DGIST 전공LAP 체험에 참가해 전공연구원들로부터 세부 전공(화학물리학, 전기전자컴퓨터공학, 뇌과학과, 뉴바이올로지학과)별 안내와 최신 과학기술 장비가 구축된 실험실 현장을 탐방해보기도 했다.

또 2016년 시작한 기업가 정신교육(Convergence Leadership Entrepreneurship) 프로그램은 이 학교의 대표 진로연계 심화 탐구 프로젝트 활동으로, DGIST 소속 창업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다양한 재난의 극복 및 예방방안'이라는 주제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1, 2학년 학생들이 팀을 이뤄 창업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년 말에는 참가자들과 창업전문가 앞에서 그동안 발전시켜 온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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