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진열대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기술 제품을 찾아보면 예상외 결과가 나온다. 정답은 1919년 미국에서 처음 판매한 코카콜라 음료의 병뚜껑이다.
병뚜껑은 기원전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모양의 왕관 병뚜껑을 발명한 사람은 미국 볼티모어에 살던 윌리엄 페인터(1838~1906)다. 그는 1892년 납작한 알루미늄 재질의 무게 3g인 왕관 병뚜껑을 개발했다. 음료수 밀봉의 신세계를 연 왕관 병뚜껑은 서구 귀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탄산음료의 보관 방법에서 시작됐다.
주로 포도주에 사용했던 코르크 마개는 미생물 침투로 내용물이 변질했고 맥주는 뚜껑을 열 때 올라오는 거품으로 내용물이 쏟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페인터가 개발한 왕관 병뚜껑의 처음 톱니 수는 24개. 톱니를 연결한 정삼각형이 둘이면 꼭짓점은 6, 셋이면 9, 넷이면 12, 다섯이면 15와 같은 철저한 수학적 계산으로 100년 전부터 21개가 됐다.
이상한 것은 내용물이나 유리병 크기와 상관없이 왕관 병뚜껑의 톱니 수는 모두 21개라는 것이다. 수백 번의 실험과 수학적 계산으로 탄생한 왕관 병뚜껑의 톱니 수가 21개보다 적으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저절로 뚜껑이 열린다. 이보다 톱니 수가 많으면 뚜껑을 여는 과정에서 병이 깨진다. 톱니 21개는 결국 황금 비율이 됐다. 1950년대에 국내 소주 업계는 나무 마개로 병을 밀봉했으나 개봉할 때 부스러기가 병 안으로 떨어지는 문제로 왕관 병뚜껑으로 교체했다. 술꾼이 소주병을 따기 전에 병 바닥을 팔꿈치로 툭툭 쳐서 술의 윗부분을 버리는 그릇된 행동도 나무 마개 때문에 시작됐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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