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경기 성남시 판교의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불이 난 탓이다. 이번 화재로 'IT 기업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생활 전반에 걸쳐진 카카오톡이 멈추자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톡은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을 때 백신 예약을 카카오톡으로 하기도 했다. 또 예약 내역이나 접종 여부를 카카오톡으로 확인받았다.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T 등의 알림도 당연히 카카오톡으로 온다. 본인인증 메시지도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사실상 공공재로 자리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 이런 맥락이다. 카카오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아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민간업체가 도로를 만들고 통행료를 받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와 시민들은 카카오라는 도로 시공업체에 전국 모든 도로를 만들게 한 셈이다. 결국 카카오라는 도로, 경로에 너무 많이 의존했던 것이다.
카카오톡은 어떻게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는 것'이 됐을까.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모바일 메신저 중 카카오톡의 서비스 체류 시간으로 본 시장점유율은 97%이며 2013년부터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 다 쓰니까 나도'라는 군중심리가 카카오톡을 국민 메신저의 반열에 올렸다. 카카오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초연결사회를 만들었다. 업무나 사업을 위한 대화도, 계모임도 카카오톡으로 한다. 한국 사회에 연결되려면 카카오톡을 사용해야 했고, 그 탓에 카카오톡 광고 메시지, 단체 채팅과도 어쩔 수 없이 연결됐다.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지우는 것은 사회와의 연을 끊어버리는 일이었다.
경로 의존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 번 일정한 제품이나 관행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이번 화재로 카카오톡의 경로 의존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제껏 왔던 경로를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다시 카카오라는 경로를 가려면 카카오는 물론 정부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다른 경로를 찾는다면? 이제는 '다 쓰니까 나도'가 아니라 '나의 메신저'를 재고할 때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카카오톡은 말 그대로 '국민 메신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을 때 백신 예약을 카카오톡으로 하기도 했다. 또 예약 내역이나 접종 여부를 카카오톡으로 확인받았다.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T 등의 알림도 당연히 카카오톡으로 온다. 본인인증 메시지도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사실상 공공재로 자리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사실 이런 맥락이다. 카카오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아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민간업체가 도로를 만들고 통행료를 받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와 시민들은 카카오라는 도로 시공업체에 전국 모든 도로를 만들게 한 셈이다. 결국 카카오라는 도로, 경로에 너무 많이 의존했던 것이다.
카카오톡은 어떻게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는 것'이 됐을까.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모바일 메신저 중 카카오톡의 서비스 체류 시간으로 본 시장점유율은 97%이며 2013년부터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 다 쓰니까 나도'라는 군중심리가 카카오톡을 국민 메신저의 반열에 올렸다. 카카오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초연결사회를 만들었다. 업무나 사업을 위한 대화도, 계모임도 카카오톡으로 한다. 한국 사회에 연결되려면 카카오톡을 사용해야 했고, 그 탓에 카카오톡 광고 메시지, 단체 채팅과도 어쩔 수 없이 연결됐다.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지우는 것은 사회와의 연을 끊어버리는 일이었다.
경로 의존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 번 일정한 제품이나 관행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이번 화재로 카카오톡의 경로 의존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제껏 왔던 경로를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다시 카카오라는 경로를 가려면 카카오는 물론 정부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다른 경로를 찾는다면? 이제는 '다 쓰니까 나도'가 아니라 '나의 메신저'를 재고할 때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