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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기재부 제공. |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올해 국채 발행잔액이 최초로 1천조원을 돌파하는 등 우리 국채시장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제9회 KTB(Korea Treasury Bond) 국제 컨퍼런스'에서 "급속히 늘어난 국채 잔액은 효율적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TB 국제 컨퍼런스'는 매년 세계적인 투자기관과 국채시장 관계기관 및 시장참여자들이 참석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국채시장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국내 채권시장 최대 컨퍼런스다.
추 부총리는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계 기관이 공조해 안정적 시장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국채시장 운용방안도 제시했다. 추 부총리는 "먼저, 고질적인 원화채권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국고채 투자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국인 국채·통안증권 이자 및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비과세로 전환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더불어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인 투자 자금을 조기 유입하기로 하고, 영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관련 세법 시행령을 이 달 중 개정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의 이자·양도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조치를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앞당긴 17일 시행하기로 했다.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이 국내에 보다 많이 유입되도록 함으로써 국채금리와 원화값을 안정시켜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추 부총리는 또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산출기관인 'FTSE Russell'은 이러한 제도 개선을 높이 평가하며 지난 9월 한국을 WGBI 편입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Watch List)으로 처음 지정했다"며 "내년 중 WGBI에 공식 편입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장상황을 감안해 국고채 발행물량을 탄력 조정하겠다고도 했다. 추 부총리는 "특히,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계획된 국고채 발행량은 추가경정예산 기준 177조3천억원이다. 지난달까지 누적된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2천억원으로 연간 발행 한도의 81.3%를 채운 상태다.
국고채 발행 축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채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 국고채 만기도 적극 관리해 나가는 동시에 시장 불안 대응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 유관기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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