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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와 관련해 많은 대구시민들도 속보를 확인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 시민이 30일 새벽 3시쯤 뉴스 속보를 찍은 사진 영남일보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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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대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영남일보 독자 제공 |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현재까지 151명의 사망자가 확인된 가운데, 한밤 들려온 비극적인 소식에 많은 대구시민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서울에 자녀나 지인이 있는 시민들은 속보를 확인하고 급히 안부를 확인하느라 애를 태워야 했다.
대구의 한 50대 직장인은 30일 오전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이태원 사고 '속보'를 보고 너무 놀라서 서울의 자녀에게 전화로 확인을 하고 난리가 났었다"며 "우리 아이는 그 시간에 이태원에 가지 않아서 무사하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더라. 사상자 중에 20대 청년들이 많다고 하는데 남일 같지가 않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 부모들 심정이 어떻겠나"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아들이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닌다는 시민 이모(53·대구 수성구)씨는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며 "바로 아들에게 연락을 취해 혹시 이태원에 있는 건 아닌지, 지금 괜찮은지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학업 등을 위해 서울로 간 아들 친구들도 걱정이 돼 그 아이들 안부도 함께 확인을 했다. 어제오늘 대구의 많은 부모들이 걱정이 돼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20대 직장인 신모(대구 북구)씨는 "서울에 친구들도 있고, 지인도 있다. 신원 확인도 안 되는 아비규환 상황이다 보니, '혹시라도'하는 마음에 걱정이 됐다"며 "새벽에 100명 넘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에 잠을 못 잤다. 아침 일찍 문자 메시지로 친구들과 지인의 안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30일 새벽시간대 대구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인 자제 중에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봐 걱정된다. 사망자가 많이 나와서 안 좋은 연락이라도 오면 어쩌나 걱정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대구지역 학교에서도 혹시 대구 학생 중 사고를 당한 이들이 있을 까 확인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이번 사고가 핼러윈을 앞둔 주말에 발생해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청년들이 이태원을 찾았을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학부모 최모(45·대구 달서구)씨는 "청소년 자녀가 있는 부모들도 어제 사고를 보고 크게 걱정을 했다"며 "아이 학반의 단체 톡방에서는 오늘 아침 일찍부터 담임 선생님이 '우리 반에는 어제 이태원에 간 친구가 없지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올라와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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