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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특별시' '메디시티'로 자리매김한 대구시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선점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수요에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원격진료 등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집중 공략하고 나선 것. 의료관광 등에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까지 선점할 경우 명실상부한 의료 선도도시로 자리를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 역할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블루오션 된 디지털 헬스케어
코로나 후 비대면 진료 수요 늘고
인구 고령화로 만성 질환자 증가
세계 헬스케어 분야 시장도 커져
■ 지역 의료 산업·인프라 최적
수도권 제외 의료기기사업체 최다
SW산업 발달하고 의료인재 풍부
市, AI·빅데이터·블록체인 집중육성
데이터가 흐르는 생태계 조성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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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관심받는 이유
급격한 고령화로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가 될 경우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사용하는 진료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전망)은 2021년 16.5%에서 2040년에는 33.8%, 2060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3.9%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만성질환자 수도 함께 증가할 경우 일상생활에서의 건강관리 수요도 증가해 진단과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의료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구 상당수가 가지고 있는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이를 예방하는 것과 함께 발병한 경우는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하고, 이런 서비스를 받을 대상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삶의 질 향상과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요구하는 수요도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신산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꼽히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0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유망한 산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원격진료를 포함한 바이오·헬스케어를 꼽은 응답자가 31.9%로 가장 많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어디까지 왔나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로 의료와 비의료행위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소비자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련 전문기업이 획득·분석해 의료기관 및 건강관리 기업에 제공해 의료 의사결정 지원 및 관련 제품·서비스를 공급하는 구조를 갖게 된다. 그런 만큼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블록체인(Block chain), 메타버스(Metaverse), 사물인터넷 등 미래 신기술과 건강관리를 연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집중육성하겠다고 밝힌 ABB(AI·Big data·Block chain)산업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효과적인 건강관리는 물론 사회적 비용과 오진율 감소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더욱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10명 중 8명가량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힐 정도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9월8일부터 11월18일까지 특정 질환이나 질병에 대한 진단을 받고 3개월 이상 투병 또는 투약 중인 환자 9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8%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은 '만성질환'이 65.2%로 가장 높았다.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는 서비스로는 '건강정보 수집 및 건강상태 모니터링'(42.0%), '챗봇 상담 등 내원 전 상담 및 사전과 사후관리'(16.2%), '원격진료 및 원격협진'(13.1%) 순으로 집계됐다.
이런 분위기 등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천750억달러(약 250조원)에서 2020년 2천160억달러(약 308조원), 지난해에는 2천680억달러(약 383조원)를 기록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기관은 2025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가 6천570억달러,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약 9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6년가량 만에 3.7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기관의 분석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걸음마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와 비의료 간 구분, 원격진료 금지, 보건의료 데이터의 민감성 등으로 인해 다양한 규제 적용이 불가피한 분야여서 아직 본격적인 도입에 장벽이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 문제도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에 나섰다. 이 규칙안에는 혁신의료기기군 지정 등에 관한 규정의 첨단기술 중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 또는 디지털·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한 의료행위를 별도 구분,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많은 지역 의료기기 산업분야 사업체
대구시는 그동안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의료산업을 육성해 왔다. 그 결과 2014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대구시는 '첨단 의료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민선 8기 공약에 포함하고,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서 제조업 중심의 의료산업 구조를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해 미래 신산업 흐름에 선제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강원도 원주를 비롯한 부산, 광주 등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육성을 위한 장기로드맵을 수립 중이지만, 대구시는 IT와 SW산업, 의료산업에 관련한 인재와 기업의 역량이 모두 발전되어 있어 디지털 전환 역량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기 지역별 생산현황(2019년 기준)을 보면 대구의 의료기기 사업체 수는 196곳으로, 경기도와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셋째로 많다. 지리적인 장점을 가진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의료기기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은 것이다. 특히 3D프린터, IoM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의료 관련 디지털 전환 기술의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선도적으로 발전되어 있다. 여기에 한국뇌연구원, 첨단임상지원센터, KTL빅데이터센터, 3D프린트의료기기 제조소 등 관련 대형 인프라도 대거 확보하고 있고, 기존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 전환 잠재력이 가장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대구시는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우선적 분야로 보고, 뇌 연구,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에 강점을 가지는 지역 특성을 확대 강화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글로벌 선두 수준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 헬스케어의 혁신 역량(AI, 빅데이터, R&D, 인력 등) 확충으로 의료산업의 디지털 전환 활성화 △인공지능, 디지털 치료기기 등 첨단의료 확장으로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활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의료산업의 디지털 전환 활성화를 위해 임상정보와 공공기관 보유 데이터 등 기존 구축 데이터와 의료기관에서 보유 중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련 데이터가 흐르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의료데이터 중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26년까지 의료기기 전문인재 육성과 실무대학원 운영 등을 통해 디지털의료 융합형 인재 양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역 내 의료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장기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25년 완공 목표로 메디밸리 창업지원센터 건립에도 나선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혁신의료기기 및 건강보험 등재를 위해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시범 보급 및 기술평가·실증을 지원하고 있고,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대구 치과산업의 해외시장 경쟁력 강화 및 빅데이터 기반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를 위한 초연결 치과산업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여기에 2024년까지 진단용 인공지능을 탑재한 영상진단기기 개발 및 기술 국산화 등 인공지능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지원을 강화하고 기술지원 체계와 산업 생태계(R&D~제품화~사업화~활성화)를 마련하는 한편, 초기 태동기 단계인 전자약 개발 기업의 창업에서부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통해 전자약 산업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5년간 보건의료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고 건강한 시민을 위한 대구형 시민건강플랫폼 구축 및 관련 서비스 육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는 기존 의료기기 중심에서 진단보조 및 디지털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의료산업 영역을 확대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선도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유일의 소프트웨어(SW)업 집적화 단지 수성알파시티와 연계해 SW의료기기 산업 선점을 추진하고, 치매우울증, 발달장애 등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는 뇌연구원과 연계하는 등 의료산업 범위 및 협업을 확대하는 중장기 종합발전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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