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공감능력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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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7 06:43  |  수정 2022-11-07 06:47  |  발행일 2022-11-07 제27면

IQ(지능지수)와 함께 마음의 지능지수라고 할 수 있는 감성지수(感性指數), 즉 EQ(emotional quotient)가 있다. 감성지수의 요소는 다섯 가지 정도 되지만 통칭하자면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력과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정도를 말한다.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은 갈등이나 위험 상황을 만났을 때 그 상황과 자신의 처지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거기에 걸맞은 행동을 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MBTI도 공감 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

MBTI는 성격을 분류하는 두 대극(對極) 가운데 사고형(T)이냐 감정형(F)이냐에 따라 공감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해석한다. 사고형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그 원인과 문제해결 방식에 치중한다. 감정형은 일단 그 상황에 대한 공감에 초점을 맞춘다. 가령 문병을 갔을 때 사고형은 왜 병이 발생했으며 낫게 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하는 원인과 해결책 위주의 질문을 한다. 감정형은 환자의 손을 잡고 "어떻게 하느냐, 얼마나 아프냐"라며 위로부터 한다.

이태원 골목 참사를 두고 고위 공직자들이 보여준 반응이 공분을 사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의 불가피성을 지적한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웃으면서 농담을 주고받다가 몰매를 맞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현장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아무리 감성지수가 낮고 사고형 인간이라도 생때같은 청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자세는 도리가 아니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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