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5명에 생명까지 나누고 떠난 '천사' 경북 영양군 거주 손경애씨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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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2 07:33  |  수정 2022-11-22 07:46  |  발행일 2022-11-22 제21면
뇌사 판정 손경애씨 장기기증
평소 어려운 이웃 돕기에 앞장
인재육성장학금 기탁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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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되다.' 경북 영양군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뇌사상태로 숨지면서 다섯 명의 환자들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영양읍에서 남편과 함께 마트를 운영하던 손경애씨는 지난 8월7일 아침에 갑자기 쓰러진 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경색으로 인해 혼수상태를 반복하며 뇌사 추정 상태가 됐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비되지 않은 부위를 움직이려는 등 회복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느닷없는 비보에 힘들어했던 가족들은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내이자 어머니였으니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다는 것을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 같다"며 지난 11일 최종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간과 양쪽 신장, 양쪽 각막 등이 다섯 명의 애타는 환자들에게 이식되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손씨는 "평소 산을 좋아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조손가정 등에 식료품을 기부하고 인재육성장학금 기탁에도 솔선수범했다.

남편 이영우씨는 "배우자의 말이라면 무엇이라도 흔쾌히 믿고 따라주던 아내가 함께 생업에 임하며 아들과 딸을 장성시켰기에 앞으로 마땅히 누려야 할 부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많다"며 "고된 생업을 함께 하며 애들을 잘 챙겨주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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