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엔진 꺼지고 성장 가라앉는데 정쟁·파업이라니

  • 논설실
  • |
  • 입력 2022-12-02 06:38  |  수정 2022-12-02 06:49  |  발행일 2022-12-02 제23면

우울한 경제지표가 잇따른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실질 성장률은 0.3%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최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급감한 519억1천만달러였다. 수출 감소가 추세화하면서 무역수지는 8개월째 적자 늪에 빠졌다. 1997년 외환위기 후 25년 만에 가장 긴 적자 기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경기둔화, 중국 대도시 봉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고금리가 촉발한 '돈맥경화' 현상까지 덮쳤다. 회사채 발행이 막힌 기업은 아예 돈줄이 말랐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도 심상찮다. 부동산 거래절벽과 건설경기 침체 탓이다. 성장판은 닫혀 가는데 경제 전반에 파열음이 터지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정쟁으로 날 샌다. 이 와중에 민주당이 기업 부담을 가중하는 '노란봉투법'을 단독 상정했다니 어이가 없다.

여야 대치 정국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뇌관으로 떠오른 데다 내년 예산안에 대한 갈등도 첨예하다. 오늘 오후 2시까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예산안 협상을 한다지만 합의를 도출할지 의문이다. 화물연대 운송거부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업무개시명령 확대와 안전운임제 폐지 검토란 강공 카드를 꺼냈고, 화물연대는 극한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물류대란과 함께 산업 현장의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어디 있나. 경제위기를 차단하고 고용과 성장을 진작할 해법이 화급하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