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동 120호 고분의 주인공은 키 165㎝ 이상 남성 추정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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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7 16:24  |  수정 2022-12-08 08:10  |  발행일 2022-12-07
출토된 유물 제작 시기 고려할 때 5세기 후반 조성

투조 문양 등 신라 문화 이해하는 데 학술적 가치 커
경주 황남동 120호 고분의 주인공은 키 165㎝ 이상 남성 추정
경북 경주시 황남동 120호분 함몰부 발굴 조사 후 모습.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경북 경주의 ‘황남동 120호분’의 무덤 주인이 키가 165㎝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 무덤은 5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황남동 120호분은 흙더미를 쌓아 올려 만든 봉분(封墳) 3개가 포개진 무덤이다.

이 무덤은 일제 강점기 당시 조사가 이뤄져 ‘120호’라는 번호가 부여됐으나 이후 봉분 위에 가옥이 들어서며 일부가 훼손됐고, 고분의 존재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경주 황남동 120호 고분의 주인공은 키 165㎝ 이상 남성 추정
경북 경주시 황남동 120호분 유구 현황도. 문화재청 제공

이에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2018년부터 신라 왕경 핵심유적 복원 정비 사업의 하나로 발굴 조사에 나서 주변부인 120-1호와 120-2호분을 확인했다.

그중 120-2호분에서 금동 관, 금동 신발, 금제 태환이식(굵은 고리 귀걸이), 유리구슬 가슴걸이, 은제 허리띠, 은제 팔찌, 은제 반지 등이 출토됐다.

화려한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로 발견되면서 당시 학계에서는 무덤에 매장된 피장자가 여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도 했다.

중심부에 있는 120호분은 봉분 지름이 28m에 이르는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시신을 안치하는 주곽과 부장품을 넣는 부곽으로 이뤄졌다.

주곽은 길이 380㎝, 너비 165㎝ 크기로, 시신을 안치하는 ‘주검 칸’에는 무덤 주인을 동쪽으로 향하게 했고, ‘부장 칸’에는 청동 다리미와 각종 토기 등을 함께 묻었다.

주검 칸에는 목관 바닥에 납작한 철 덩이쇠를 깔고 주인공을 안치했다. 가장자리에 석단을 놓았다.

덩이쇠는 얇고 긴 형태의 철물로 권력과 부를 상징한다.

문화재청과 연구원 관계자는 “무덤의 주인공은 신장 165㎝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무덤 주인은 금으로 만든 가는 귀걸이와 유리구슬로 만든 가슴걸이를 장착한 상태였고, 허리 부분과 그 주변에서 은으로 만든 허리띠, 철제 대도(큰 칼) 등이 발견됐다.

머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은제 투조(금속판 일부를 도려내고 남은 부분을 무늬로 표현한 관장식), 금동 투조 관모 등이 뒤집힌 채 출토됐다.

문화재청 등은 출토된 유물의 제작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무덤이 5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봉분에 산에서 가져온 흙이나 모래가 사용된 점, 그간 신라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투조 문양이 나온 점 등을 볼 때 신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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