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스노보드 안전하게 즐기려면 넘어지는 법 배워라

  • 노인호
  • |
  • 입력 2022-12-20 07:07  |  수정 2022-12-20 07:15  |  발행일 2022-12-20 제12면

2022121901000576300023271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 시즌이 돌아왔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장비와 기술 그리고 안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초보자들이 슬로프 위에 서면서 부상자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으로 줄었던 겨울철 스키와 스노보드 인구가 올겨울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부상자도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스키 시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사라진 이후 처음으로 맞는 시즌인 탓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강원도 내 스키장과 눈썰매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485건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에서 145건이 발생, 전체의 29.8%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30대 94건(19.3%), 10대 69건(14.2%), 40대 62건(12.7%) 순으로 조사됐다.



◆좀 더 안전하게 스키 즐기기

스키나 스노보드를 잘 타는 전문가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막 시작한 경우라면 스키장에서 관절이 다치지 않게 넘어지는 법이나 좀 더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스키나 스노보드는 추운 외부 환경에서 격렬한 동작을 하는 운동이어서 평상시보다 관절에 큰 부하를 주고, 근육의 무산소 대사를 유발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기 이전에 충분한 근력 강화는 물론 당일 충분한 워밍업이 필요하다. 특히 대퇴사두근, 엉덩이관절 굴곡근 및 복근의 강화는 필수다.


추운 환경서 격렬한 동작 필요해 관절에 큰 부담
타기 전 충분한 근력 강화·당일 준비 운동 필요
피로에 의한 부상 예방 위해 3시간 타면 1시간 휴식

다친 경우 RICE 원칙에 따른 응급조치 취해야
안정→얼음찜질→국소압박→다친 부위 높이 올리기

계명대 동산병원 김두한 교수(정형외과)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가 다친 환자의 대부분이 사전 준비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다"며 "시즌을 시작하기 이전에 미리 근력 강화 운동을 해야 하며 당일에도 활동 직전에 준비 운동을 해야 함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키, 스노보드 강습 시 타는 기술뿐만 아니라 넘어질 때 부상을 방지하는 요령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추운 환경에서 엉덩이관절과 무릎관절의 지속적인 수축으로 심폐에 대한 부하로 많은 운동량을 요구, 피로에 의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3~4시간 정도의 스키나 스노보드를 탄 후 1~2시간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준비 운동은 미리 제자리 뛰기 등을 실시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이를 통해 몸이 이완되면서 신축성이 좋아지고, 심장과 혈관 모두 강한 충격에 버틸 준비를 하게 된다. 다만 추운 겨울일 경우 관절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는 신체의 각 부위에 혈액량을 늘려주어서 관절의 손상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 겨울철 스트레칭은 평소보다 천천히, 반동을 주지 말고 해야 한다. 또 동작을 하면서 호흡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숨을 멈추면 긴장하게 되고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정지 동작에서 10~20초, 숙달되면 30~60초 정도 잠시 멈춘다. 이때 이완된 부위는 힘을 완전히 빼야 한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에 적어도 20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것이 손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스트레칭은 목, 팔, 다리, 허리, 팔목, 발목, 온몸 풀기 순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어떤 부위를 잘 다치나

스키를 타다가 다치는 경우는 대부분 염전력에 의한 염좌나 인대 손상이다. 이에 반해 스노보드를 타다가 다치는 경우는 주로 충격에 의한 타박상이 많다. 보드와 부츠가 고정되어 분리되지 않아 팔을 뻗은 채로 뒤로 넘어질 때 후방으로 추락하면서 상지(손목·팔 등)의 손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골절은 손목, 쇄골에서 흔히 생기고, 넘어지면서 전완부로부터 장축의 방향으로 외력을 받으면 어깨관절이나 팔꿈치관절의 골절 및 탈구, 어깨힘줄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스키에 비해 척추나 두부의 손상 및 골절의 빈도가 높다. 비교적 소프트한 바인더를 이용해 하지에서 무릎관절의 손상은 적지만, 발목관절의 손상이 많이 발생한다.

대한견·주관절의학회(대한 어깨·팔꿈치관절학회)의 보고를 보면, 국내에서 스키손상은 1천명당 6.4명, 스노보드 손상은 1천명당 8~16명으로 보고되어 있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다치는 사람이 스키를 타다 다치는 사람보다 많게는 2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 중 1년 미만의 초급자의 손상 빈도가 중급자와 상급자보다 2~3배 많고, 초급자 손상의 절반은 강습을 받지 않았고, 3분의 1 정도는 처음 타는 경우로 강습을 받지 않은 초심자에게서 부상 위험이 높다고 학회는 분석했다.

초급자의 경우 대인 손상보다는 추락 및 혼자 넘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상지 손상이 많다. 또 경험자에 비해 인대 파열(스키)이나 뇌진탕, 탈구(스노보드)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숙련자나 경사도가 급한 중상급자 코스의 이용객은 어깨 손상이 증가하고 있고, 어깨힘줄 손상, 탈구, 견봉·쇄골 관절분리 및 쇄골 골절 등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부상을 당했을 경우 응급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원칙은 'RICE'다. 우선 안정(Rest)을 취해야 한다. 다친 이후 충분한 안정을 취하고 다시 슬로프로 복귀하는 것은 의사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그다음은 얼음찜질(Ice)이다. 급성기 손상은 대부분 관절에 피가 차고 붓게 되는 만큼 얼음찜질을 하면 통증이 줄고 국소염증 반응도 감소할 수 있다. 또 국소압박(Compression)은 다친 부위 위, 아래를 압박 붕대로 압박해 붓기를 가라앉히고 다리 올려놓기(Elevation)로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해 조기에 붓기를 가라앉히며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김교수는 "대부분 넘어지고 난 후 약간의 통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단 심하게 부었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도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는 차이가 날 수가 있는데 방치했다가 치료하려고 하면 치료가 어렵고 만성적인 질환으로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절 손상을 근육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절 부위에 2~3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치료 후 통증이 호전돼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인대나 연골 손상이 없는지 진단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두한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