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계묘년 새해를 맞으면서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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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2  |  수정 2023-01-02 07:00  |  발행일 2023-01-02 제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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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훈기자<경북본사>

지구상 현존하는 동식물 대부분이 각자가 서식하는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한편, 내적으로는 동종 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우성 유전자를 매개체로 종족 유지와 번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열성 유전자를 가진 개체에 대한 집단의 대처법은 종을 불문하고, 무리에서 배척(격리)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비노(백화) 현상이다. 포식자든 피식자든 서식지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피부색을 가진 개체는 생존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먹이 사냥에 나선 포식자라면 눈에 띄는 피부색으로 인해 사냥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피식자의 경우는 위장이 어려운 탓에 포식자 눈에 쉽게 포착되면서 생존 확률은 다른 개체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 개체가 무리 속에 끼어있다면, 집단 전체의 존립에 큰 위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자연에서 동종의 다른 개체와 다르다는 것은, '종족 보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무리로부터 배척(격리)당함을 의미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앞서 언급한 동물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특히 자신과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피력하는 소수(사회적 약자)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과 비난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게 현실이다.

최근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정부의 강공책에 직면하면서 파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화물연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따지기보다 '이들이 상황을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우리 공동체의 노력과 고민은 부족하지 않았는지를 묻고 싶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우리는 '본질'은 간과한 채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현상'에만 민감하게 반응하기 일쑤라는 데 있다. 건강한 사회라면 '나와 (주장이나 관점이) 다름'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그 대상을 반사회적인 단체나 구성원으로 몰아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다름'이나 '차이'에서 발생하는 다양성을 인정하거나 포용하지 못할 정도로 경직된 상태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집단의 발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상대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서로가 가진 생각, 주장에서 발생하는 '차이' 정도는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마창훈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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