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용산이 뚫리다니

  • 장용택
  • |
  • 입력 2023-01-06 06:42  |  수정 2023-01-06 06:47  |  발행일 2023-01-06 제23면

지난해 12월26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규모에 대해 우리 군의 설명이 우왕좌왕한다. 군이 밝힌 5대가 아니라 12대라는 주장이 나온다. 또 '용산 안 뚫렸다'고 강력 부인하다가 무인기 진입을 뒤늦게 시인했다. 용산 대통령실마저 뚫렸다는 것이다. 무인기 침공 경보조차 발령하지 않는 등 혼란이 야기된 터에 이게 무슨 변괴인가. 사실 조사와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엄중한 사안이다. 국방위 국감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무인기 폭이 2m라고 했다. 5m는 돼야 무기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큰 위협은 되지 않았다는 투였다. 한심하다. 생화학물질을 서울 상공에 살포했다면 어찌할 뻔했나.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었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불과 30여㎞ 떨어진 위치에 있다. 인구의 절반이 산다. 또 산업시설 등 모든 게 집중돼 있다. 역대 정권이 수도권 집중의 폐해를 무시한 결과다. 이번 무인기 침공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이 있다. 국토균형발전이다. 수도권의 대학과 첨단산업 공장을 분산 배치해야 한다. 유사시를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방소멸을 막고 세계 최저인 합계출산율을 높일 특효약이기도 하다.

우리는 프랑스·일본을 제치고 국가 영향력 세계 6위에 올랐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 사상누각(砂上樓閣)이다. 영리한 산토끼는 굴을 세 개나 판다지 않나. 우리는 수도권 한 곳에 모든 것이 몰려있다. 휴전선 인접한 곳에 사람과 산업이 집중된 것은 전략적인 국토활용법이 아니다. '국토균형발전'은 토끼의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이자 책략이다. 장용택 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