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새해 윤석열 대통령의 세 가지 화두

  •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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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9  |  수정 2023-01-09 06:55  |  발행일 2023-01-09 제25면

[단상지대] 새해 윤석열 대통령의 세 가지 화두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집권 2년 차 윤석열 대통령이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개혁과 경제와 안보. 성찰적 고민이 묻어난다. 취임 8개월이 지나면서 국정 업무도 웬만큼 파악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도 새삼 커질 시기이다. '역사에 어떤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취임 초 국민의 기대와 환호는 금세 실망과 환멸로 돌아선다. 여소야대(divided government)의 정치 환경도 넘어야 할 큰 장벽이다. 올해 지나면 총선, 지방선거, 대선이 줄지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다움'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올해뿐이다. 그 성과로 내년 총선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개혁의 목표는 '기득권 타파'이다. 정치가 가장 큰 기득권이다. 제발 정치를 바꿔 달라는 게 국민의 염원이다. 선거제도의 개혁과 정치세력 교체가 해답이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를 제안했다. 승자독식, 지역패권주의의 원인인 소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사표가 44%에 이른다. 민주적인 대표성, 비례성이 무너졌다. 막대기를 꽂아도 당선된다는 호남과 영남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 정당과 관계없이 유능한 후보가 당선될 수 있어야 한다. 편법 위성정당을 배태시킨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바꿔야 한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선거 때 약속한 대로 3040 세대를 과감하게 발탁·육성해야 한다. 무능 부패한 586 세력을 창의적인 젊은 세대로 교체해야 한다. 어느 원로 정치인의 말대로 정치개혁 하나만 잘해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노동조합도 개혁의 대상이다. 노조는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이다. 하지만 민노총을 비롯한 거대 노조들은 이념·정치 투쟁 단체로 전락한 지 오래다. 불법 행위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최상위와 산별 노조의 활동을 과감히 제한하고, 현장 근로자들의 복지와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동개혁이 이뤄어져야 한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개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위기에 직면하여 국내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속에서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미·중 간의 대결 구도 속에서 공급망과 시장도 불안정해졌다. 주택·물가·일자리 등 서민 경제의 타격이 심해지고 있다. 수출이 살길이다. 전략적 목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신흥경제 지역인 인도-동남아 지역, 오일머니로 고도 개발을 추진 중인 아랍권역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단순 상품 수출을 넘어 기업을 진출시켜야 한다. 이제 국가의 부는 해외에서 벌어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윤 대통령의 안보 의지는 단호하다. 북한이 연이은 탄도 미사일 발사에 이어 무인정찰기를 서울 상공까지 침투시켰다. 7차 핵실험도 준비 중이다. 이에 맞서 미국의 핵 정보 공유와 공동 훈련방안까지 제시되었다. 안보를 외치는 대통령의 동정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안보는 단호하게, 평화는 유연하게 바라보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새해 들어 윤 대통령의 얼굴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많이 어렵다'는 전언도 들린다. 사자의 담대한 용기와 여우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세 가지 과제는 '공정'과 '국민대통합' 정신으로 귀결될 것이고, 정권 성패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대통령의 성공은 나라 발전과 국민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일레인 카마르크는 '대통령의 실패는 필연이 아니다. 대통령직은 감당 불가능한 직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87년 체제 이후 처음으로 성공하는 대통령을 기대해 본다.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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