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검사…재발 반복 크론병, 호전 돼도 유지치료 필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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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0 07:51  |  수정 2023-01-10 07:52  |  발행일 2023-01-10 제17면
약물로 우선적 치료…효과 없을 땐 수술도 고려
증상 20년이상 지속된 환자의 80%가 수술 경험
궤양성대장염, 진단후 1~2년 간격 선별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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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김경옥 교수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과거 북미와 북유럽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던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국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2018년 연간 약 7만명이었던 염증성 장질환 국내 환자는 2025년까지 연간 1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차이는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적으로 위장관에 염증을 일으켜 이로 인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는 질환으로, 크론병,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은 소장과 장에 염증이 유발, 내시경검사나 영상학적검사에서 염증 혹은 궤양이 관찰되고 체중감소, 발열, 혈변 등의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기질적인 질환이다. 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배변과 관련된 반복적인 복통 혹은 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설사 및 복통을 호소할 수 있지만, 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보이지 않는 기능성 질환이다.

이처럼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적인 질환인 탓에 대부분 환자가 상당 기간 증상이 있었던 경우가 많고, 자주 생기는 연령대가 있다. 일반적으로 궤양성대장염은 20~30대와 50~6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적어도 수개월 전부터 간헐적 설사 및 복통, 혈변 등이 있거나 점액변을 호소하고, 혈변으로 인한 빈혈을 호소하기도 한다.

10~30대의 젊은 연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크론병은 복통, 설사와 체중 감소 등을 주로 호소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잘 낫지 않는 치루 등의 항문 병변이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또 성장기 연령의 환자의 경우는 또래보다 작은 키 등의 성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간혹 천공이나, 장폐색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해 수술 후 진단이 되기도 하는 등 증상이 오랜 기간 간헐적으로 있는 탓에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경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왜 생기나

전문의들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복합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현재까지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가 음식, 감염 등의 특정 환경에 노출이 되면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 발병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성 경향이 있는 탓에 환자의 가족 중 다른 구성원도 발병할 위험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전되는 질환은 아니다.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내시경검사 및 조직검사만으로 간단하게 진단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임상 양상과 내시경검사 및 조직소견, 영상학적검사와 검사실 소견을 모두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시간을 두고 추적해 진단하기도 한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내시경검사는 아주 중요한 검사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일 경우 진단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론병은 깊은 궤양이 장축에 수평으로 배열이 되거나 자갈 모양의 병변이 관찰될 수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병변이 대칭적이며, 미세한 모래가 있는 듯한 과립상 병변과 점막 유약성, 혈관상 소실 등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병변은 급성 장염에서도 관찰될 수 있어 환자의 만성적인 병력 등 다른 소견과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은 호전과 악화가 반복될 수 있는 질환이라 완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증상이 호전되어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유지 치료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치료제가 많지 않은 탓에 치료 목표가 증상의 호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염증성 장질환의 병태생리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이러한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나오고 있다. 이런 덕분에 과거 임상증상 완화였던 치료 목표가 최근에는 점막치유를 통해 질병의 경과를 바꿔 삶의 질을 향상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가 모든 환자에게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향후 합병증 및 수술의 위험이 클 것으로 생각되는 불량한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치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불량한 위험인자는 △젊은 연령에서 진단된 경우 △스테로이드가 필요했던 경우 △1년에 3회 이상 증상 악화가 있거나 원발경화성 담관염(Primary sclerosing cholangitis)이 있었던 경우 등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반응을 하지 않거나 만성적인 염증으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환자가 위험해지지 않도록 신속한 결정도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크론병 환자의 경우 20년이 경과하면 약 80%의 환자가 수술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크론병은 재발과 호전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최소한의 수술 후 남은 부분은 약물적 치료로 염증을 조절하게 된다.

궤양성대장염의 경우 약물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는 심한 중증환자나 독성 거대결장, 천공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이형성증, 악성 변화 등이 발생할 경우 전대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크론병의 경우는 협착, 천공 및 누공 등이 발생할 경우 수술을 하게 된다. 보고에 따르면 한 번 수술한 환자는 재수술을 할 위험이 좀 더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이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지만 모든 염증성 장질환이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 다른 장기 암이 발생할 위험은 일반인과 비교해 더 높지 않다. 다만 궤양성대장염의 경우 병변의 범위가 넓거나 유병 기간이 오래될 경우 대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만큼 진단 후 8~10년이 경과하면 대장암 선별검사를 1~2년 간격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크론병의 경우 과거에는 대장암과의 관련성은 명확하지 않고, 소장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여러 연구에서 대장을 침범한 크론병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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