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칠곡할매글꼴이 쏘아올린 새로운 지방시대

  • 정희용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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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6 06:50  |  수정 2023-01-16 06:56  |  발행일 2023-01-16 제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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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용 국회의원 (국민의힘)

"여한이 없심니더."

지난 12일,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된 '칠곡할매글꼴'로 유명해진 김영분, 권안자, 이원순, 이종희, 추유을 할머니 다섯 분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됐다.

평균 연령 80세를 훌쩍 뛰어넘는 할머니들이 '성인문해교실'에서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4개월간 각각 2천장에 달하는 종이에 손수 글씨를 써가며 연습한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다. 할머니들의 글씨는 한컴오피스·워드 등에 정식 탑재됐고 국립한글박물관은 글꼴을 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 유물로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필자 역시 칠곡할매글꼴을 지역주민뿐 아니라 많은 국민께 선보이기 위해 어르신들의 글꼴로 2020년 12월 의정보고서를 제작했었는데, 이제 칠곡할매 어르신들의 손글씨는 단순히 글자를 뛰어넘어 문화유산으로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가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활용되는 사례를 보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국회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 위원으로서 2023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 중점을 둔 부분들이 생각났다. 지역 숙원사업 해결은 물론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 발굴과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설치했고, 대통령 또한 첫 공식 국무회의에서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국민 모두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역시 "지방시대의 성공은 지방소멸을 넘어 지방 전성시대를 열어 지방 정주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의 핵심은 '진정한 지역 주도 균형발전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지자체가 스스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다. 지역특화산업 발굴·육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 맞춤형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에 예산소위 위원으로서 필자는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와 문경~상주~김천선 연결철도 건설 기본계획 수립 등 SOC 분야 예산확보로 하드웨어 구축뿐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이 결합된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규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첨단 농기계 실증 랩 팩토리 조성과 양봉바이오 치유산업 혁신밸리 조성 및 국립참외연구소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낙동강 문화권 에코 뮤지엄과 한류 메타버스 전당 조성, 심해과학연구센터 건립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있다.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방 도시가 자체적으로 고유한 특성을 살려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국가 재정을 투입할 필요가 있지 않겠나. 그런데 부처의 지방 이양 사업으로 분류되었거나 민간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로 국비 지원은 불가하다는 재정 당국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역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재도약할 수 없다. 지역 혁신을 통해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고, 그 시작은 지역 특성에 맞는 신산업 발굴이다. 필자는 올 한 해 새로 추진 예정인 지역 미래먹거리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꼼꼼히 점검해 나가면서, '함께 잘사는 지방시대 원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희용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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